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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스틸록킹

2)매드쿨페스티벌 2일차-그린데이, 라이언 아담스, 랜시드, 스푼-20170707, 마드리드 Caja Magica

2일차의 딜레마. 선호하는 팀들이 정확히 겹친다. Rancid-Spoon, Alt-J, Ryan Adams. 알트제이는 좋아하는 정도는 아닌데 뜨는 밴드라 궁금했고 라이언 아담스는 또 볼꺼라. 첫날 경험상 그런데 작은 스테이지가 늘 항상 더 좋았다. 따라서 랜시드 시작 부분 보다가 스푼과 라이언 아담스로 결정.

랜시드는 베이스부터 명불허전. 펑크로 팝을 하지 않고도 오래 살아남은데는 다 이유가. 아쉬움을 뒤로 한채 스푼이 있는 스테이지로.

'Ga Ga Ga Ga Ga'를 들었을 때 좋았했던 기타밴드의 느낌이 살아 있어 좋았다. 최근에 다소 실험적으로 가면서 호불호가 갈리는 앨범이 있었고 브라스가 있었다면 더 좋아겠지만 오히려 기타밴드에 집중해서 더 좋은 점도 있었다.

이어지는 라이언아담스. 2000년대 초반만큼 영향력이 있지는 않지만 가장 부지런한 미국서부 뮤지션이자 잉여. 가장 인상적인 것은 라이언 아담스의 기타톤이었다. 사람들이 기타가 가슴을 후빈다고 느끼는 딱 그톤. 샤프하면서 묵직하지만 명료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젊은 뮤지션들로 구성된 밴드 전체의 밸런스도 교과서적으로 좋았다.

Ryan Adams Setlist
SHARE SETLIST  
Do You Still Love Me?
To Be Young (Is to Be Sad, Is to Be High)
Doomsday
Outbound Train
Gimme Something Good
Stay With Me
Let It Ride(Ryan Adams & The Cardinals cover)
New York, New York
When the Stars Go Blue
Anything I Say to You Now
Fix It(Ryan Adams & The Cardinals cover)
Cold Roses(Ryan Adams & The Cardinals cover)
Come Pick Me Up
Shakedown on 9th Street
My Winding Wheel

 

그린데이에게는 무려 2시간 40분의 시간이 할애되었다. 내한 때는 참 좋았지만 사실 이번에 그렇게 땡기지는 않았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공연이 끝난 후 마지막 곡 'Jesus of Suburbia'가 계속 흥얼거려졌다. 그린데이 앞에 랜시드를 넣은 것도 어쩌면 노림수. 트럼프 가면을 쓰기도 했고 정치적인 발언도 있었고 레파토리는 다 아는 것이지만 그래도 들으면 신나는 그런 노래. 2시간 40분을 노련하면서도 속도감있게 공연을 진행했다. 관객들을 불러내기도 많이 하고 참 산만할 수 있는 긴 시간의 공연인데 펑크밴드로서 속도감을 160분간 지속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실력이다. 심지어 그 160분이 끝나는 시간은 새벽 2시를 넘긴 시간이었다. '너내들 잠안자고 논다며? 그거 미친거야. 나처럼.' 악동이라는 이미지와 달리 그린데이의 지금 이미지는 록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건강함이다. 그게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Green Day Setlist
Bohemian Rhapsody(Queen song)
Blitzkrieg Bop(Ramones song)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Ennio Morricone song)

Know Your Enemy(Fan bought onstage to sing final verse)
Bang Bang(Billie Joe wearing Trump mask,… more )
Revolution Radio
Holiday(changed the lyrics for "The… more )
Letterbomb
Boulevard of Broken Dreams
Longview(Fan bought onstage to sing final verse)
Youngblood
Paper Lanterns
Hitchin' a Ride
Going to Pasalacqua
When I Come Around
Welcome to Paradise
Minority
Are We the Waiting
St. Jimmy
Knowledge(Operation Ivy cover) (With Tim Armstrong, Branden… more )
Basket Case
She
King for a Day('Careless Whisper snippet)
Shout / Teenage Kicks / Always Look on the Bright Side of Life / (I Can't Get No) Satisfaction / Hey Jude
Still Breathing
Forever Now
Encore:
American Idiot
Jesus of Suburbia

Encore 2:
Ordinary World
21 Guns(Acoustic)
Good Riddance (Time of Your Life)

틈틈이 봤던 Cage the Elephant도 그렇고 Souldive와 이전에 봤던 로익삽도 보고 싶은 공연. 그런데 Souldive가 좀처럼 시작하지 안더니 1시간 지나 캔슬되었다고 했다. 알고보니 그린데이 직전에 공중에서 써커스를 하던 분이 떨어져 사망했고 소울다이브는 그런 슬픈 상황에 공연을 할 수 없다고. 결국 로익삽까지 기다리는 것 없이 나는 돌아갔다. 이날도 역시 너무 추었다.

다음 날 확인해보니 그린데이가 욕먹고 있었다. 사람이 죽었는데 어떻게 공연을 할 수 있었냐고. 빌리조암스트롱은 몰랐고 자기는 그런 감정없는 사람이 아니며 진심으로 명복을 빌었다. 주최측도 나름 조심스럽게 공연이 계속되는 이유를 얘기했다. 사실, 이 사건이 있었던것을 모르던 나는 내일은 메인스테이지 공연을 볼 수 있을까 일정확인하기도 했고, 정작 이후 공연이 취소되었다면 어땠을까 생각도 들고. 사람이 죽었는데 그런게 중요할건가 생각도 들고.

정말 슬프고 불행한 사건이지만 한편으로 성숙한 유럽 사회의 윤리적 고민을 알 수 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