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잡담

더 필모어(The Fillmore)

 
 

 

 

 

 

 

 

 

 

 

 

 

 

 

 

 

 

 


빌 그래엄(Bill Graham)은 욕도 많이 먹은 인간이었다. 롤링 스톤즈와는 69년 당시 서부 지역의 프로모션 권한을 얻은 후, 미국 전체 투어의 권한을 먹으려다 주먹다짐까지 했고 20년 후, 큰 비지니스로 발전시킨 후 마이클 콜에게 빼앗겼을 때, 애인을 창녀에게 읽는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라이브 네이션과 티켓마스터를 통한 독점으로 인한 비싼 표값으로 펄잼의 에디베더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록의 많은 그늘은 그와 관계되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현대적인 공연 문화는 그가 만들었다. 필모어에서 싸이키델릭과 영국 음악에 대항할 미국 음악의 자생력을 키웠으며 이 와중에는 영국적인 것에도 열려 있는 자세에 기반하기도 한다. 70년대 롤링 스톤즈의 대형 투어를 통해 음악 비지니스를 기하급수적으로 키웠으며 그가 주관한 라이브 에이드는 초대형 쇼의 귀감이 되었으며 또한 라이브네이션과 티켓마스터로 모든 음악 공연 사업을 주물럭거렸다. 필모어라는 공연장은 그의 정성이 담긴 흔적이며 또한 그의 업적을 이어받기 위한 장소이다.
빌 그래엄은 뮤지션들이 욕하기 딱 좋은 장사꾼이었지만 적어도 음악을 사랑하는 장사꾼이었다. 화려한 조명 속 뮤지션 뒤의 앰프 뒤에서 이것저것 챙기는 빌 그래엄의 모습을 보는 순간 욕하기 싫어진다. 어쩌면 빌 그래엄같은 욕할 대상이 있었기 때문에 뮤직 비지니스는 클 수 있었다. 필모어는 그의 명암과 함께하는데, 필모어, 필모어 이스트/웨스트, 80년대 재개관한 필모어, 지진의 여파를 이겨내고 빌그래엄 사후 90년대 또 다시 재개관한 필모어.
 
필모어의 사진과 포스터는 놀랍다. 존메이어나 제이슨 므라즈 같은 순수 청년에게도 필모어의 포스터는 싸구려 만화적인 일관성을 보인다 싸이키델릭과 포크의 수많은 물론이요 후나 레드제플린 같은 영국 밴드. 그리고 80,90년대에는 메탈리카, 소닉유스, 라디오헤드, 콜드플레이, 킬러스, 화이트 스트라이프, 블랙 키스 등등. 장르를 안가리고 실력있는 뮤지션들을 데려온다. 최근 라이브 네이션이 직접 관리하면서 필모어라는 전통적 브렌드와 라이브 네이션의 섭외력이 더해진 효과다. 겉에서 보기에는 간판도 제대로 없는 허름하기 그지없는 공간이지만 음악을 위해서 최적화되었다.대단한 뮤지션의 리스트와 전통이 살아있는 목재건물의 공기는 록앤롤을 좋아한다면 1순위 성지로 손꼽기 부족함이 없다.
 

'공연 >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Outside Lands 2012-가족, 스텝.  (0) 2012.08.16
알타몬트  (0) 2012.08.07
2011년의 공연과 앨범  (0) 2011.12.29
폴 매카트니 맛배기  (0) 2011.06.11
W Festival 2010  (1) 2010.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