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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고전

UDO Preview - Jeff B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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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tish Invasion의 거대함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낸 3대 기타리스트에 들어가는 Eric Clapton, Jimmy Page, Jeff Beck은 기본적으로 블루스에 기반한 록 뮤지션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지만 서로 간에 뚜렷한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 에릭 클랩튼이 '블루스' 자체에 목숨을 걸었다면, Jimmy Page는 실제로는 포크 기타리스트로 시작했으며 전성기 시절의 나른하며 묘한 Mood연출은 포크 출신 기타리스트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반면, 제프벡은 블루스를 통해 어떻게 에너지를 만들어내느냐에 몰두했다. Yardbirds 시절에도 그는 피드백 등의 기법을 실험적으로 도입하며 에너지를 증폭시켰으며 Yardbirds 이후 원하는 보컬과 멤버로 그룹을 구상할 때도 가장 우선은 블루스에서 어떻게 Maximum의 에너지를 끌어내느냐에 있었다. 그 때의 멤버가 Yardbirds 때부터 곡의 영감에 있어서만은 자신을 능가했던 Jimmy Page, 허스키 보이스의 Rod Stewart, 보다 강력함을 원했던 헤비 드러머의 선두 주자 The Who의 Keith Moon이었다. 워낙 최고라고 자부하는 이들만을 한자리에 모아놓았기에 잘될리가 없었다. 이에 Jimmy Page는 자신이 축이 된 새로운 밴드를 구성하게 되고 그것이 결국 Led Zeppelin이다. Jeff Beck이 구상한 You shook me이 Led Zeppelin의 1집에도 들어가게 되고 이는 둘간의 사이를 극도로 나쁘게하는 하나의 원인이 된다. 아무튼, 앨범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지만 결과는 Jimmy Page의 완승이었다. 기타리스트로 역량은 여전히 Jeff Beck이 한 수 위였지만 곡의 디테일은 물론, 육중하지만 날렵한 에너지를 뽑아내는데 있어서도 Led Zeppelin은 하나의 이정표를 제시했다. Jeff Beck의 부상 이후 얼마간의 공백 후 그의 수준에 맞는 드러머, 베이스 주자인 Carmine Appice와 Tim Bogert는 역사상 강력한 헤비트리오를 구성했지만, 크림이 그랬던 것처럼 이에 어울릴 보컬 주자를 구하진 못했고 더욱이 히트곡에 어울리는 달라붙는 멜로디를 잡아내는데는 3명도 재능이 없었으며 이 역시도 오래 가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Jeff Beck은 다른 길을 찾아야했다. 그에게는 큰 아쉬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그 이후 행보가 '예측가능할 정도로 예측 불가능한 다양한 어프로치'를 할 수 있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Blues에 기반한 록음악의 자양분이 고갈되고 있었을 때 참으로 다행일 수도 있는 일이다.

 

록 역사상 가장 섬세한 음반인 Blow by Blow로 인해 그가 섬세한 퓨전에 집착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Blow by Blow에 이어지는 Wired, There and Beck에서 Jeff Beck은 Jazz의 자유분방한 Instrumental을 통해 히트곡용 멜로디 메이킹의 취약함을 보완하며 완전히 거듭났다. 정중동의 Blow by blow와 달리 이후 두 앨범은 Jan Hammer와 어울리면서 전자음의 비트와 SF적인 느낌을 강조하기도 했는데, 사실 Blow by blow 역시 결코 작지 않은 에너지를 발산한 음반이었다. 어떤 면에서 이 새 앨범은 전자음악과 록음악에 새로운 출구를 보여줬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자음악에는 기타의 드센 필링으로 보다 감성적 접근이 가능하게 했으며 록음악 입장에서는 댄서블하며 실험적인 비트를 통해 블루스로 부터 벗어날 수 있는 출구를 제시했다. 최근 Who Else!, You had it coming, Jeff로 이어지는 일렉트로니카 3부작은 위 새 앨범의 확장팩이라 할만하다. 록적인 비트의 전자음악이 대세인 시절에 자기가 먼저 들고 나왔던 성향의 음악을 지존의 내공을 선보이며 보다 강한 에너지로 업그레이드 시켜 들고 왔다. 그런데, 여기서 주위 깊게 볼 부분은 Electronica 음반임에도 상당히 블루지하다는 점이다. 댄서블하며 강력한 비트의 음악으로 앨범을 채우고 있으면서도 Jeff Beck의 기타 사운드만큼은 집요할 정도로 블루스를 선보이고 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Jeff Beck의 행적은 그렇게 변신에 집착했으면서도 블루스와 담을 쌓은 적은 한번도 없는 것 같기도 하다.

 

99년 이후 2년 주기로 앨범을 내며 왕성한 창작욕을 보여주던 그가 요즘은 조금 뜸한 것으로 봤을 때 새로운 무언가를 구상하는 것 같다. 영감이 고갈된 요즘 음악계에 마에스트로의 훈수는 어떤 쪽이 될 것인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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