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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록클래식

에어로스미스-20120804, 오클랜드 아레나







 

 

 

 

 

 

 

 

 

 

 

 



두차례 본 에어로스미스는 말 그대로 라이브 밴드이며 록앤롤 밴드였다. 하지만 두차례 모두 록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출연한 공연이었고 이번이 처음 단독 공연.

11시간의 비행과 짐더미를 들고 낯시간 계속 돌아다녔기에 거의 시체 상태. 다행인 것은 스탠딩이 아닌 좌석제였다는 것. 놀기 좋은 사운드에 비하자면 의외기는 하지만 관객층을 보면 이해도 되었다. 40대 이상, 특히 50대가 많았고 50대 여성이 많았다. 그리고 20대는 적고 부모와 같이 온 10대가 또 많았다. 7시반 칼같이 시작한 오프닝 칩트릭은 연륜이 돋보이는 짱짱한 사운드를 들려주었지만 도저히 서서 들을 수 없는 상태. 칩트릭이 끝나고 레드불 먹은 후 원상 복귀했으나 소변이 마렵다는 부작용도.

공연장은 작았다. 오클랜드 애슬래틱스의 홈구장인 야구장으로 예상했으나 옆의 체육관. 그만큼 보기 좋았고 밀도 높은 공연이 될 수 있었다. 

9시 좀 넘어 에어로스미스의 핵심, 스티븐 타일로와 조페리는 가운데 튀어나는 곳에서 갑작스럽게 등장했다. Draw the Line과 Elevator. 공연 내내 그랬지만 앞부분의 사운드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닥 문제되지는 않은 것은 바로 스티븐 타일러와 조 페리의 액션 때문이었다. 사실, 그들이 입은 의상은 사실 걸배이들이나 입을만한 너절한 의상이었지만 음악과 결합하는 순간 최상의 간지를 뽑아낸다. 록을 연주하는 가장 멋진 뭔가를 연상한다면 그게 에어로스미스. 에어로스미스 같은 밴드가 정말 멋있는 것은 그들의 쇼맨쉽은 설령 계획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자연스럽고 성적이며 육체적인 욕망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최상의 베테랑 밴드만이 지니는 차이점은 멋 뿐만 아니라 맛이 있다는 점이다. 매끈하게 달리기보다는 울퉁불퉁하지만 로데오를 타는 것 같은 원초적 그루브를 낼 수 있는 밴드는 많지 않다. 공연은 가장 멋있고 자극적인 보컬과 리드 기타에 주목하게 되지만 나머지 멤버들의 솔로 타임 때는 그들의 개인기 역시 결코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조에이 크래머는 입체적인 드러밍으로 니들 듣는 그루브가 아무나 내는게 아니란다를 보여줬고 Sweet Emotion을 여는 톰 해밀튼의 베이스는 물흐르듯 유연하면서도 고무공 튀는 탄력을 담아낸다. 그리고 또 다른 기타리스트 브래드 휘트포드는 장인적 블루스 연주로 조 페리와 다른 측면에서 탁월함을 보여줬다. 후두염의 후유증을 느낄 수 없었던 스티븐 타일러와 쉴새없이 관객을 쥐어짜버리는 조퍼킹페리의 기타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특히 Walk This Way에 끝을 보는 솔로는 모든 관객의 피를 증발시키는 화력으로 끝을 봤다. 록앤롤 밴드는 하나의 사회이기도 하고 로데오를 타는 순간이기도 하고 하나의 몸이기도 하다. 마치 베테랑 밴드의 연주하는 순간은 하나의 몸이 춤을 추는 것 같다. 서로가 눈빛을 주고 받고 몸을 부딪힐 때 느끼는 하나로서의 희열 속에는 그들이 서로 부딪혀온 삶이라는게 느껴진다.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는 오랜 기간 농축된 삶의 희열이 순간에 터져나오는 순간. 록앤롤은 다른 무엇보다도 우월하다. 

셋리스트가 다소 아쉽고 사운드도 썩 좋지는 않았고 높은 연령대가 많은 관객석의 재미도 덜했지만 그럼에도 이런 공연의 쾌락을 다른 곳에서 느끼기는 쉽지 않다.


setlist

Draw the Line 

Love in an Elevator 

Same Old Song and Dance 

Livin' on the Edge 

Oh Yeah 

Last Child 

Rag Doll 

The Peter Gunn Theme 

(Henry Mancini cover)

Combination 

Stop Messin' Around 

What It Takes 

Legendary Child 

Come Together 

(The Beatles cover)

Rats In The Cellar 

Sweet Emotion 

Walk This Way

 

Encore:

Dream On 

Train Kept A-Rollin' 

Mama 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