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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작

U2 3D


라이브에 대한 두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다. 아티스트의 '레알'을 보여주는 과정이라는 신화와 아티스트가 청중들에게 전달하는 사운드와 이미지는 준비되고 재구성 또는 조작된 것이라는 것. '조작'이란 말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대신할 어휘가 당장은 생각나지 않아서 그렇지 후자가 꼭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며 사실, 전기적 증폭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때 부터 그리고 무대 효과가 발달하면서부터 갈수록 후자에 상당히 힘이 실리고 있다. 음반이란 매체도 스튜디오의 힘을 알게되면서 상황은 비슷하지만. 
적어도 공연을 지켜보는 청중 또는 관객들은 여전히 아티스트의 '레알'을 본다는 환상 속에 공연장을 찾는다. 
U2의 최근 공연 실황은 후자를 극대화하고 있다. 반면 관객을 '레알'이라 믿고 공연장에는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던 U2의 공연장은 진심이 달린 메시지의 전시장이 되고 있어 그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다. U2의 공연은 큰 스케일의 이미지와 그만큼의 덩치 큰 사운드를 내보이고 있지만 거칠고 자연스럽고 자유분방한 록앤롤 공연장의 공기 대신 인공적인 느낌, 만들어진 감동이란 느낌이 적지 않다. 적어도 내겐 그렇다. 이번 360 튜어 때는 긍정적인 면이 극대화되었다면 이전 Vertigo 튜어 때는 좋지 않았던 보노의 컨디션과 전체적으로 날카로운 결여된 사운드로 적지 않은 실망감을 주었다. 
U2 3D는 Vertigo 튜어의 실황을 담고 있다. 아니 담고 있다고 믿게 하고 있다. 실제 관객과 호흡이 아닌 공연과 여러 공연장 속 관객의 환호하는 모습을 짜깁기 했다. 라이브에서 관객과의 호흡이 주는 마법을 믿는 사람이라면 이런 억지 짜집기가 주는 어색함은 좋은 곡이 주는 매력을 극소화한다. 더욱이 U2 3D를 위해 준비한 별도의 공연은 셋리스트도 빈약하고 2시간의 공연이 주는 전체적인 호흡이 누더기로 잘리고 끊겨서 전달된다. 비슷한 주제의 단편 영화 몇개를 잘라붙이면 좋은 영화가 나온다 생각하는 어리석음. 그리고 3D 초창기의 더욱 어리석은 3D 효과의 극대화는 어색하고 이질적이기 그지없다. 그래봤자 3D는 60년마다 폐기되는 구시대의 장난감이지만. 국민학교 저학년용 셀로판지 공작수준의 개체에 원근감을 부여하는 수준의 입체감은 몰입도를 저하한다. 곡의 호흡과는 무관하게 잡는 구도와 쓸데없이 잘라붙이는 편집과 이건 관객이 보는 레알이 아님을 거듭 들어내는 쓸데없는 오버레이. 거리감을 왜곡되고 입체감은 과장되며 3D로 인해 디테일은 오히려 뭉게진다. 3D효과의 구현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U2의 공연에서 모든 것이 통제되고 왜곡되고 과장된다는 그다지 좋지 못한 느낌이 극대화된다. 
이런거 왜 하지? 
 
 U2 3D(U2 3D, US, 2007, 85min)
감독: 캐서린 오웬스, 마크 펠링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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