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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최신

Rock Werchter 2008에서의 몇가지 경향 - 소녀시대 @Web2.0

가끔 록의 역사는 다른 방식으로 쓰여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엘비스, 비틀즈, 제플린, 섹피,너바나 뭐 이런 순서가 아닌 공연장을 집으로 가져다온 radio, 33인치 LP와 턴테이블, 하이파이의 시대를 끌어간 FM Radio, 음악을 철저히 개인적인 경험으로 만든 워크맨, 비주얼과 뉴웨이브의 시대를 이끈 MTV, 디지털의 서막이 된 CD, 앨범의 시대를 막내리게한 MP3 등. 많은 경우, 매체는 내용을 결정하기도 한다. 33인치 LP가 없었다면 Sgt.Peppers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시대의 트렌드는 Youtube, MySpace로 대표되는 Web 2.0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대중음악 등 사람들의 '놀이'의 내용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 틀림없다. 40분 이상을 감상할 수 있는 음반보다 3분짜리 동영상을 통해 홍보될 싱글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곡길이는 오히려 짧아지고 있으며 한눈에 또는 한귀에 사람을 사로 잡을 즉각적인 임팩트를 가지고 있는 곡이 있어야하며 또한 Youtube의 저열한 모노음질로 인해 '잘하는' 밴드 사운드가 그다지 필요없어지게 되었다. 장인적인 능력보다 재기발랄함이 더 돋보이는 시대일 수 있다. 한편으로는 홈레코딩의 수준이 높아지며 취미로 음악을 하거나 끼가 많은 젊은 소년소녀들도 유명해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Web2.0이 일인미디어의 시대를 이끄는 것처럼 지금의 시대는 오히려 좋은 밴드보다 재치있는 싱어송라이터의 시대일 수 있다. 특히 '밴드'라는 형식이 남성적 community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재능있는 여성싱어송라이터가 주목받기는 이전보다 쉬워졌다고 할 수 있다. Rock Werchter 2007에는 왕언니 Tori Amos를 필두로 Amy Winehouse와 Lily Allen이라는 Web2.0의 시대를 대표하는 영국출신의 두 여성 뮤지션이 어둠의 아들들 속에서 반짝거렸다. 이 두 뮤지션은 My Space와 Youtube라는 개인 미디어의 절대적인 수혜를 받은만큼 지난 여름 록페스티벌을 꾸준히 달구며 공연이 가지는 실황성과 community의 의미를 놓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또한 Web2.0의 반작용에 의한 새로운 트랜드일 수 있다. 장르적으로 Amy Winehouse가 Traditional의 짙은 색을 지니고 있었다면 Lily Allen은 백인팝의 상큼함을 가지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Rock Wercther 2008은 이와 같은 트랜드가 더 강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KT Tunstall - Suddenly I 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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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출신의 75년생 싱어송라이터 KT Tunstall은 쉐릴크로우와 앨러니스 모리셋 등 90년대 페미니스트적인 강한 캐릭터를 지닌 여성로커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Róisín Murphy- Let Me K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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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년생으로 은근히 나이가 지긋한 Roisin Murphy. 아일랜드 출신인 그녀는 마돈나처럼 감각으로 승부한다. '감각'은 지금 시대의 가장 강력한 무기.


Duffy - Mer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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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 뮤지션이 다소 전통적 노선을 고수한다면 1983년생이라는 정말 젊은 나이에도 유럽 각국의 차트를 접수한 웨일즈산 Duffy는 특별하게 언급되어야 한다. Amy Winehouse가 보였던 복고적 사운드의 가능성을 보다 대담하게 풀어간 뮤지션이 23살의 더피다. 더스티 스프링필드의 재림이라 언급될 정도로 60년대 모노사운드의 느낌을 과격하게 가져왔다. Web2.0과 복고라는 어쩌면 정반대의 위치에 있는 두 단어는 요즘들어 붙어다니는 일이 잦아졌다. 어쩌면 요즘 음악계의 집중력이 새로운 사운드의 트랜드를 만들어내지를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Low-fi적인 A/V의 특성들이 복고적인 느낌과 묘한 어울림을 주기 때문일 수도 있다.


Kate Nash - Found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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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출신 Kate Nash는 87년생!! 아무리 영국언론이 젊은 친구들을 선호한다고 하나 87년생 Kate Nash가 브릿어워드와 NME어워드의 트로피를 가져간 것은 그녀의 특별한 역량을 설명한다. 좋은 싱어송라이터이며 기타, 신쓰, 베이스를 동시에 소화하는 멀티플레이어이기도 하다. 록스타를 빙자한 아이돌 뮤지션도 아닌 가다듬어진 싱어송라이터와 멀티플레이어의 등장은 영국 언론의 호들갑을 부채질하기 충분했을 것이다.


Adele - Chasing Pav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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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 5월생으로 만 20도 되지 않은 Adele 역시 Brit Award의 Critics Choice에 뽑혔다. 탁월한 재능과 나이가 믿겨지지 않는 음색의 소유자.


한편으로는 이런 젊은 영국 뮤지션들의 성공은 이벤트에 굶주린 영국의 뮤직 비지니스계의 현실일 수도 있다. 물론, 이 역시도 풍성한 음악적 풍토 안에서 가능한 것이지만. 실망이 앞설지 아니면 또 하나의 놀라움을 발견할지는 7월이 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젊은 싱어송라이터들이 마돈나나 조니 미첼와 같은 무게감을 지닌 대형뮤지션이 될지는 시간이 답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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