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주의, 사회 속의 책임보다 개인의 감성, 선택을 중요시하는 200년 전의 정서는 지금도 유용한 예술의 지침서가 되곤 한다. 프리섹스와 자유연애가 유행처럼 번지던 40년 쯤 나왔던 비극적이며 낭만적인 연애에 관한 영화이다. 또 다른 삶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서 발버둥치다 좌절하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는 얘기는 200년이 아니라 30년전에도 발견된다. 시드와 낸시처럼. 그런 와중에도 타오르는 열정보다 중북부 유럽의 정갈하고 정제된 정서가 지배하고 있다. 이 영화가 가지는 독특함은 클래식, 특히 엘비라 마디간의 선율 속에서 관찰되는 자연 속 연애 장면이다. 이 장면들은 가끔은 실험적으로도 느껴지는 이미지와 운동을 담고 있으며 운동성은 유려한 선율의 급격한 시작과 중지에서 묘한 느낌을 준다.
엘비라 마디간(Elvira Madigan, Sweden, 1967, 90min)
감독: 보 비더버그
출연: 피아 디거마크, 토미 베그렌, 레나트 마머, 이본느 잉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