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약한 환경과 부족한 경험에도 좋은 영화가 될 수 있는 것은 영화를 대하는 진심 때문일테야. '몸속 쇠가루는 쇠주로 풀어야돼 같은 대사 배부른 영화 엘리트들이 만들 수 있을까?' 불온한 영화의 관객이라는 이유로 최류탄에 맞아 한쪽눈을 잃어야 했던 시대는 불과 17년전. 영화를 만들고 볼 수 있는 자유는 늘어난 것 같지만 정작 아쉬운 것은 그 자유를 어떻게 쓸 줄 모른다는데에 있다. 이 영화를 새로 본 두세명의 관객들에 대해서 기쁨을 느끼고 힘을 얻는 그들의 모습은 작지만 힘있는 목소리를 낼 독립예술이 존재할 원동력이다. 감사합니다.
영화를 보면 파업현장에 '히치콕 죽여라'가 벽에 라커로 칠해진 장면이 보인다. 여기서 히치콕은 알프레드 히치콕이 아니라 악덕 외국인 기업주의 이름이었다. 이는 실제로 파업현장에서 촬영된 열약한 환경 때문이며 이 또한 더욱 진실을 보여줄 수 있는 예가 아닐까?
파업전야(1990, 한국, 1990, 105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