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평범한 영국인(또는 한국인)인 당신도 그와 같은 극한 상황으로 던져질 수 있음을 오감으로 느끼게 한다. 충격의 강도는 말그대로 상상을 초월할 것이며 그것이 현실임을 생각한다면 공포스러울 것이다. 윈터바텀은 홀로코스트라는 굴욕적인 역사 속에서 삶의 진실, 실존, 진정한 자유를 찾고자 했던 20세기 지성의 관점을 이어받고 있다. 하지만, 영화를 통해 그는 전시대의 것을 단순히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인디스월드'에서 발전시킨 새로운 양식으로 야만으로 복귀하는 바로 지금의 시대를 표현한다. 이 영화를 통해 시대의 가장 저돌적인 재능이 영화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세상은 살만한 곳이 못된다는 주인공의 독백은 그만큼 살만한 세상으로 만들자는 의지의 표현이며 고통 속에서 보다 강해졌다는 것은 안주 대신 강해질 것을 택하겠다는 작가의 선언이기도 하다.
영화의 힘을 믿나요?
관타나모로 가는 길(The Road to Guantanamo, UK, 2006, 92min)
감독: 마이클 윈터바텀
출연: 리즈 아메드, 스티븐 벅킹햄, 낸시 크레인, 크리스토퍼 포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