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에 관한 서정시.
그렇다면 지금은 서정시를 쓸 수 있나?
결혼하기 전에 가장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입증하기로도 하듯이 염정아는 그 어느 때보다도 아름답고,
일방적으로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다양한 고민들을 털어놓지만
속시원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영화를 비판하기에도 속시원하지 않다.
80년대를 향수로 보는 것도 냉소로 보는 것도 그렇지만, 잊혀지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관객들의 눈물을 흘러내리게 하는 영화임에도 벌써 극장에서 내려오고 있다.
시를 쓰기 힘든 시대
나도 알고 있다. 행복한 사람만이
인기가 있다. 그런 사람의 말소리를 사람들은
즐겨 듣는다. 그런 사람의 얼굴은 아름답다.
마당의 뒤틀린 나무는
토양이 좋지 않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 나무가 불구라고 욕한다.
하지만 그것은 옳다.
준트 해협의 푸른 보트와 즐거운 요트를
나는 보지 않는다. 내가 보는 것은
어부들의 찢어진 그물뿐이다.
왜 나는 마흔 살의 소작인 여자가 허리를 구부리고 걷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가?
소녀들의 가슴은
예전처럼 뜨거운데.
내 시에 각운을 쓴다면
그것은 내게 거의 오만처럼 보일 것이다.
내 안에선 꽃피는 사과나무에 대한 열광과
칠장이의 연설에 대한 경악이 서로 싸우고 있다.
그러나 나에게 펜을 잡게 하는 것은
두 번째 것뿐이다.
---------------------Bertolt Brecht
오래된 정원(2007, 112min)
감독: 임상수
출연: 염정아, 지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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