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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어슬렁

서울 프린지 페스티발 2005

http://www.seoulfring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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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예술의 정신은 진보를 내포한다. 이는 예술의 소재, 방법, 자세의 측면을 포괄한다. 예술적 개인적 진보의 정신은 사회적 진보의 정신과 공유할 때 서로에게 막강한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으며 전혀 새롭고 놀라운 세계로 안내할 수 있다. 영화가 그러했다. 지가 베르토프와 에이젠슈타인이 지금의 영화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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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당신의 기준으로 예술적 상상력 재단마라” (한겨레신문, 8월 11일 字)

무용수 김민정(32)씨는 춤 추는 것만으론 모자라 지난해 서울프린지페스티벌에서 ‘참회의 방’이라는 설치미술 작품을 선보였다. 텐트 안에 연필과 종이를 둬 무엇이든 써붙일 수 있도록 한 조촐한 방은 이내 관객들의 아기자기한 이야기로 찼다. “와, 그런 반응일줄 몰랐죠. 상상을 펼쳐볼 수 있는 자리가 프린지페스티벌이에요.”

12일부터 ‘프린지페스티벌’ 무용·미술·연극등 532가지 활동, 국외 6개나라 예술가들도 참여

인디는 음악뿐이라고 생각하는 건 코끼리 꼬리정도 어루만지며 만족하는 격이다. 무용·미술·연극·음악인 등이 관객과 함께 나누는 축제, 서울프린지페스티벌에서 독립적이고 독창적으로 활동하는 ‘인디’ 영역의 광대한 스펙트럼을 접할 수 있다. 1998년 서울 대학로에서 시작해 2001년 ‘인디문화의 인큐베이터’ 홍대 앞으로 옮겨온 이 축제는 다양한 문화적 상상력의 분출구로 자리매김했다.

상업성 또는 권위주의가 답답해진 한 무리 예술가들이 ‘축제나 해볼까’ 쌈짓돈 털어 질러본 게 8년째 이어졌다. 당시 인디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 이들의 꿈에 풀무질을 해댔다. 이 ‘도발’엔 사회도 놀랐고, 반응에 주최쪽도 정신이 번뜩 났다. ‘한번에 끝낼 게 아닌걸.’ 일 먼저 벌이고 조직정비에 들어간 셈이다.

막 키운 애들 쑥쑥 자라듯 프린지페스티벌도 몸집을 키워갔다. 독립예술제란 이름의 첫회엔 80개팀이 참여해 관객 5만명이 모였다. 올해는 302개팀이 복닥거리고 관객도 20만명은 될 거라고 주최쪽은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웃자란 데는 ‘대중 속으로’라는 진지한 고민도 한몫했다. 자유롭게 접할 수 있는 거리공연 ‘중구난방’이 홍대앞 놀이터에서 걷고 싶은 거리로 점차 확대되는 건 이런 고민의 한 결과물이다.

물리적 공간만 넓어지는 건 아니다. 교류의 폭도 아시아로 확장됐다. 서구 중심적 사고에서 보면 아시아도 문화·예술 측면에서 ‘프린지’(주변부)다. 2002년부터 시작한 교류의 맥을 이어 올해엔 대만, 싱가포르 등 6개 나라 예술가들이 공연, 심포지엄 등에 참여한다. ‘리틀아시아 크리에이터스 미팅’에서는 아시아 예술가들이 머리를 맞대 내년에 올릴 공동 작품을 구상한다는데 뭐가 나올지는 아직 그들도 모른다.

커지고 복잡해져도 프린지의 단순한 핵심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오는 예술가 안 막는다는 거다. 타인의 기준으로 예술적 상상력을 재단하지 않는다. 이는 1947년 영국에서 이른바 ‘주류 공연예술’의 대항 세력으로 시작한 프린지페스티벌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이다.

이와 달리 변했으면 하는데 변하지 않는 건 여전히 가난하다는 점이다. 서울문화재단, 문화관광부, 기업 쪽에서 협찬도 받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돈이 모자란 건 노동으로 때운다. 1인3역 하는 사무국의 9명은 축제 한달전부터 주변에 방 잡고 밤인지 낮인지 헷갈리게 일한다. 자원활동가인 ‘인디스트’ 160여 명은 홈페이지 제작 등을 맡아 준다.

이들의 땀을 닮은 ‘몽유열정가’라는 주제로 올해도 어김없이 홍대 앞에서 12일~28일 17일 동안 축제는 벌어진다. 고성방가(음악축제), 내부공사(미술전시축제), 암중모색(아시아독립영화제), 이구동성(무대예술제), 중구난방(거리예술제)으로 꾸려지며 532가지 예술 활동이 문화적 상상력의 경계 넘기를 감행한다. seoulfring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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