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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작

타르

예민한 예술가의 내면이 식상한 소재일지라도, 정점에 있는 지휘자의 몸에 빙의된 케이트 블란쳇은 거부하기 힘들다. 실제로 그렇든 아니든, 전설적인 지휘자에 대한 이미지를 그대로 재현한다. 남성이 강점해왔던 위치에 여성의 자리가 들어갔을 때를 실제의 역사처럼. 그리고 과거의 얘기를 하는게 아니라 미디어에게 과도하게 노출된 바로 현재의 모습으로. 전체의 사운드를 조율하기 위한 예민함, 성공한 자 특유의 기득권적인 보수성을 지니며, 오케스트라와 같은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누군가를 밀어내고 누군가를 프로모션하고 누군가를 가르칠 때 과도한 고집의 독재자이며, 이를 통해 끊임없이 상처를 주고, 상대를 파괴하는 만큼 자기파괴적이고, 결국 이것이 서서히 누적되다가 폭발하며 정점에서 내려오게 된다. 예전에 밥딜런의 몸에 들어갔듯이 케이트 블란쳇이 아니면 상상하기 어렵다. 고결하고 멋진 페이스컷 그 자체인 케이트 블란쳇이 내면의 찌질함을 연기하니 더 짜릿하고, 이 때문에 블루 자스민을 연상시키도 한다.

타르(Tar, US, 2022, 158min)
감독: 토드 필드
출연: 케이트 블란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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