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의 매력은 다양한 민족, 성적 취향, 직종 및 계급이 혼재된 속에서 각자의 개성적인 능력이 변종의 캐릭터로 협업하며 깨알같은 성취를 해가는데에 있다. 이건 북부 캘리포니아가 만들어간 성취와 다를바 아니며 그걸 또 노골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앤트맨은 그 초심에 충실하다. (이후 스포일러 포함)
전공자가 아니면 익숙하지 않을 수 있은 데이터센터와 데이터센터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쓰고 또 그걸 파괴하는 벌레라는게 20세기 공학의 역사의 가장 중요한 사건일 수도 있다는 걸 영화는 깨알같이 상기시킨다. 천재적인 공학도가 괴짜같이 행동하고 딸을 돌볼 시간에 고민을 하며 목짧은 유색인종과 같은 삶의 공간을 공유하는 것 역시 지금 그곳을 상기시키기 충분하다. 사이즈에 대한 농담은 별로 과학적인 것 같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농담은 농담으로 가더라도 그 주변을 둘러싼 설정들은 정말 디테일하다. 무슨 과학적 이론과 철학을 담아내는척한다고 쓸데없는 허세의 어색함을 보여준 다른 영화같은 함정을 마블은 빠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뛰어난 재능 혼자가 빛나던 시대에서 협업과 협업을 리드하면서도 변종이 지니는 모험심을 잃지 않는 리더쉽이라는 가치가 상징적인 이미지들이 영화의 중요한 장면마다 꿀잼으로 표현된다는 점. 영화의 탁월한 리더가 교체되는 순간을 다른 기회로 만든 이 영화의 진행과정마저도 참 마블스러운지. 또, 교체된 리더에 대해서도 엔딩크레딧에 충분한 예의를 갖추는게 또 마블의 저력 아닐지.
앤트맨(Ant-Man, US/UK, 2015, 117min)
감독: 페이튼 리드
출연: 폴러드, 마이클 더글라스, 에반젤린 릴리, 코리 스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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