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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작

아바타

이성에 대한 순진할 정도로의 집요한 신뢰.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보인 3D 영상의 완성도는 테크놀로지라는 이성에 대한 신뢰이며, 영화 속 과학자는 바른 이성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사람이며, 무식한 해병 역시도 이성에 따라 다른 세상의 예수가 된다. 그 속에서 두 세계가 만났던 유럽의 아메리칸 정복 역사와 최근의 개별화된 영화 경향, 저패니메이션의 자연 숭배와 기계문명의 충돌 등 다양한 텍스트가 15년의 정성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촘촘하고 정밀하며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이전의 미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진보적인 관점을 보이고 있지만 그 것 역시도 기술적으로 인간이, 특히 미국인이 선함에 기초한다. 악당의 처참한 몰락을 꽤 긴 시간을 두며 표현하는 점도 우리의 가치는 이런게 아니야라는 강한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생각의 프레임 안에서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데에도 이 영화가 이전의 영화와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 그리고 이 영화의 기준이 영화와 영상 산업이 지향하는 방향이 기대했던 바로 그 것이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아바타라는 새로운 세상은 인간의 얼굴을 단순화시킴으로써 3D의 몰입도가 더해지는데 사람의 얼굴을 통해서도 이 정도의 몰입도가 구현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개인적으로 3D라는 테크놀로지가 주도하는 영화적 비전에는 공감하지 않는다. 배우의 얼굴을 통한 지난 세기 구축된 영화적 감성을 오히려 평면화시키기 때문이다. 디스트릭트 9 때도 그렇지만, 정작 관객을 사람이 아닌 개체에 몰입하게 하는 것은 테크날로지가 아닌 오히려 정통적인 영화의 문법이었다.

아바타(Avatar, US, 2009, 162min)
감독: 제임스 카메론
출연: 샘 워싱턴, 조 셀다나, 시고니 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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