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배우는 충분히 괜찮은 직업이다. 스칼렛 요한슨, 페넬로페 크루즈, 레베카 홀이라는 동시대 최고로 매력적인 여배우와 애정씬을 찍을 수 있으니. 정말 아름답게 나온다. 바르셀로나 역시 마치 관광홍보물처럼 아름답게 나온다. 정작 관광홍보물을 보면 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는데 여기에 바르셀로나를 보면 정말 가고 싶어진다. 우디 앨런이 찍었기 때문이다. 여행의 즐거움은 어쩌면 이방인이 누릴 수 있는 안락함인데, 뉴요커라는 이방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바르셀로나는 마치 미국인이 바라본 자유로운 유럽인의 모습이다. 영화를 보면 마치 현실에서는 SF처럼 느껴지는 하비에르 바르뎀 따위가 스칼렛 요한슨, 페넬로페 크루즈, 레베카 홀과 양다리 삼다리를 거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할처럼 보이게 한다. 할아범 될 때까지 뉴욕에 처박혀 투덜거리기에 몰입하던 우디에게 무슨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아마도 요즘의 미국은 투덜거리는 것을 즐기기에는 너무 피곤할 정도로 투덜거릴 것이 많기 때문 아닐까?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Vicky Christina Barcelona, Spain/US, 2008, 96min)
감독: 우디앨런
출연: 하비에르 바르뎀, 스칼렛 요한슨, 레베카 홀, 페넬로페 크루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