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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작

똥파리

부글부글한 에너지가 넘친다. 과속스캔들이 식상하기 쉬운 제목과 소재를 좋은 연출력으로 돌파한 것처럼 또 하나의 조폭 영화가 인디 씬에서 복제될 위험성이 있는 소재였지만 좋은 연기와 연출이 어떻게 관객에 즐거움과 감동을 줄 수 있는가의 예가 될 수 있는 작품이다 .나홍진의 추격자가 신인감독 답지 않은 노련함이 돋보였다면 양익준의 똥파리는 신인감독다운 패기가 더 돋보이는 작품이다. 배우 출신의 감독이며 직접 주연배우를 직접 맡았기에 배우가 직접 만드는 연기, 캐릭터가 작품을 리드한다. 격한 폭력장면과 끝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가족사라는 관객들에게 부담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소재임에도 단칸방과 사채라는 빈곤의 고리가폭력의 고리를 낳는 리얼리티와 결합되면서 충분한 활기와 설득력을 얻으면서 (최근 한국 영화에 찾기 힘든 장시간인) 130분의 러닝타임을 힘있게 끌고 나간다. 달동네판 폭력의 역사. 영화는 제목부터 독립영화로서의 미덕인 풋풋함과 패기를 품고 있지만 그게 한국에서 흥행을 하는데 어떤 기능을 할지는 지켜봐야될 것 같다.

p.s. 극장을 찾은 영화의 중심인 양익준을 비롯한 여러 조연 배우들은 영화 속 비루한 모습과 달리 참 멋쟁이들이었다. 멋쟁이지만 영화의 캐릭터에 녹아드는 배우들, 이들이 있어 한국 영화의 미래는 밝다. 러블리 꽃비 양이 안와 아쉬웠지만 그리고 너무나 러블리한 꽃비양이 양익준의 커플로 나오는 것은 다소 SF적인 상상이긴 하지만 그러함에도 김꽃비 양의 패기찬 도전은 이 작품에도 계속 된다.

똥파리(Breathless, Korea, 2008, 130min)
감독: 양익준
출연: 양익준, 김꽃비, 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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