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캐릭터들이 가지는 감정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축은 남편을 찾겠다는 신적인 의지에 기반한다. 그게 피할 수 없는 상황일지라도. 어떻게 보면 '님은 먼곳에서' 수애는 포레스트 검프에서 톰 행크스와 같은 존재이다. 60년대의 향수 속에 보수성을 내재한 포레스트 검프와 비교하자면 '님은 먼곳에'는 확실히 착한 시선이 느껴지며 이준익이라는 인물은 틀림없이 선한 휴머니스트일 것이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 시어머니도 아내에 대한 사랑이 없어 월남으로 간 엄태웅도 엄태웅과 함께 월남간 엄태웅의 상사도 수애를 보며 휘파람 부는 파병군인들도 미국과 전쟁하는 베트남인도-돈 때문에 왔다는 정진영의 말에 그럼 한국군과 같군이란 답을 하는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심지어 미군 마저도. 못할 짓을 하고 있지만 운명에 휩쓸려 간 희생자이며 선함을 발견할 수 있다는 믿음. 이런 것이 느껴지며 그 축엔 수애가 있다. 반면 영화의 감정적 흐름과 설득력은 정진영으로부터 비롯되며 정진영의 캐릭터는 이 영화의 엔진과 같은 존재일 수 있다. '님은 먼곳에'는 시선의 깊이에 한계는 있을지라도 대중적 호흡과 캐릭터에 감정을 살리는 이준익의 장점이 발휘된 영화다. 물론, 감정의 설득력에는 신중현의 곡을 바탕으로 이병훈, 방준석이 작업한 음악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님은 먼곳에(한국, 2008, 126min)
감독: 이준익
출연: 수애, 정진영1) '남편만나러 왔어요'할 때 예고편만 보면 난 박상원이 나온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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