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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과 지혜

walrus 2010. 8. 23. 23:06
클리쉐를 조금만 뿌리면 엉망인데 백개 정도 뿌리면 작품이 된다는 논법을 B급에 적용한다면...뮤직비디오에나 통할 B급을 장편 영화 길이로 떡칠했을 때 과연 작품이 될까. 사실, 마돈나의 무대연출이나 뮤직비디오는 꽤 괜찮기에 결과가 궁금했다. 그런데, 결론은 작가의 연출력에 따라 달라진다. 극단이 존재하는 집시적인 정서를 고골 보델로를 통해 키치적인 뭔가로 해내보려고 했지만 결과는 막판 부글거리는 고골 보델로의 공연 장면 역시도 안땡기게 만드는 80분의 개떡칠. 적어도 이 영화를 통해 에밀 쿠스트리차가 천재인 이유를 느낄 수 있다. 집시적인 정서의 양극단과 부글거리는 육식형 연출 방식으로도 숱한 걸작을 만들어냈으니.

타락과 지혜(Filth And Wisdom, UK, 2008, 81min)
감독: 마돈나
출연: 아골, 고골 보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