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스틸록킹

콜드플레이-250418, 고양종합체육관

walrus 2025. 4. 19. 02:22





지금으로부터 딱 20년전인 2005년 후지록, 콜드플레이를 보았다. 3집 X&Y의 빅히트로 영국 밴드 중 대세가 되고 있었고 당시 헤드라이너인 푸파이터스 앞에 나오는 것을 궁시렁거릴 정도의 기세였다. 대형 밴드가 글로벌로 도약하는 딱 그 시점이었다. 사실, 음반의 완성도도 그때가 좋았다. 4집 정도까지 괜찮다가. 지금의 콜드플레이는 사실, 영감과 에너지보다 팝적인 센스와 아레나록의 스케일에 맞춘 전형적인 중년 밴드의 길을 가고 있다. 오아시스 노엘 갤러거가 콜드플레이를 록이라고 하면 발끈하듯, 사실 팝밴드의 매력이 더있고 그래서 오래 성공하는 면도 있다.

그런면 때문에 스펙터클과 재미에 대한 기대와 셋리스트의 다수를 차지하는 지루한 후기곡과 에너지의 상실도 예상되긴 했다. 한국에서 스타디움에서 6회라는 거의 최초로 장기공연을 하는 첫 탑뮤지션이라는게 퇴물의 path 그대로라 색안경을 더 끼고 보게되었지만. 그런데.. 기대가 걱정을 압도했다. 대형화되고 자리잡은 글로벌 록스타가 그렇듯이, 심지어 지루한 최근 곡 마저도 라이ㅂ.에서의 재미는 상당했다. 배포했고 환경을 위해 회수하는 응원 팔찌를 통한 아주 훌륭하게 중앙 제어되었고 이를 통해 공연장의 팬들은 공연에 직접 참여함을 느끼게 되었고 디스플레이와 고양 종합체육관을 채운 관객의 팔찌를 통한 연출은 환경과 다양성에 대한 메시지가 철저하게 연출되었다. 무대 연출의 힘은 지루하게 느껴졌던 음악의 힘마저 끌어냈다. 오랫동안 같이한 밴드의 힘은 물론이고.

무엇보다도 대형공연장에서 보는 크리스 마틴이라는 타고난 록스타의 힘이 있었다. 록스타는, 걸음걸이와 뛰는 걸음 자체가 음악적이고 록적이고 스타다. 믹재거처럼 광범위하게 펼쳐지는 무대를 시종일관 휘졌는데 그게 춤은 아닌데 참 음악적이고 시각적인 쾌감을 준다. 영국록의 전통인 다소 간의 위트가 있지만 시니컬하기보다는 크리스 마틴은 건강함을 시종일관 발산한다. 역시 무대 배치의 구성과 더불어 크리스 마틴은 수만명의 관객 한명한명을 주시하는 것 같은 공감 능력을 무대를 통해 선보인다. 음악, 무대연출, 크리스마틴의 개인기까지 더해 수만명의 관객은 아티스트와 팬들간에 연결되었다는 감정을 간직한채 집을 떠나게 된다.

어쩌면 이건 그 이전과 또 다른, 포스트 팬데믹 시대가 원하는 connected와 contacted의 감정이다. 우리가 올 때마다 대통령이 없다는 얘기와 함께 갑자기 터져나오는 'Viva La Vida'는 평화적 탄핵이라는 혁명적 과정의 앤썸으로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조 새트리아니를 따라했다는 (합의로 끝냈지만) 색안격을 끼고 보게 되지만, 터져나오는 감동은 참기 힘들다. 혁명을 끌어낸 응원봉과 같이 connected된 팔찌와, 단 한곡에서 핸드폰 보지말기로 하나가된 그 순간의 connected의 감정은 기술 그 이상이었다.
오프닝을 맡은 트와이스에 대한 존중과 더불어 팔레스타인 아티스트 엘리아나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선함과 건강함에 대한 의지가 많은 리버럴처럼 쇼이일지라도 충분히 가치있는 쇼였다. 아티스트의 역할이 사실 그렇다. 즐거운 쇼를 하는데 가치있는 쇼를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