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폴리스
영화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폭력의 시리즈가 워낙 막강했고 프로이드와 융에 대한 얘기가 밋밋했기에 종잡기 어려웠고 평단의 평가도 엇갈렸다 부정적인 쪽이 다소 많았다. 원작 소설의 기술적인 재현에는 성공적이었지만 무슨 말을 했는지 확실하지 않다라는 것이 요지인 듯. 그런데 과연 그런가? 코스모폴리스는 명확히 동시대의 핵심을 담고 있다. 금융 위기의 원인과 결과, 월가 시위라는 어떠한 의미에서든 '폭력'과 그 폭력의 대상. 무기력해버린 자본가와 방아쇠를 어디로 당겨야할지에 대한 어떠한 아이디어도 없는 노동계급. 그리고 그것은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솜씨로 매끈하게 다듬어져서 관객이 방아쇠를 당기기를 기다리고 있다. 특정 비평가의 애매한 평가는 그가 보수적인 인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진보적인 척하는 자유주의자의 은밀한 보수성.
또한, 로버트 패틴슨은 데이빗 크로넨버그가 그리고자하는 영화 속 세계에서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맡으며 배우로서 새로운 시작을 했다. 데이빗 크로넨버그와 로버트 패틴슨의 조합은 비슷한 리무진이라는 매개체를 사용하는 홀리 모터스의 레오 까락스와 드니 라방의 조합을 압도한다. 까이에 드 시네마의 1,2위는 바뀌어야 옳으며 정작 공허한 영화가 누군지는 시간이 지나며 판명될 것이다. 정작 코스모폴리스의 한국 개봉은 미국에서 블루레이/DVD 발매 후에도 기약없지만.
코스모폴리스(Cosmopolis, France/Canada/Portugal/Italy/US, 2012, 109min)
감독: 데이빗 크로넨버그
출연: 로버트 패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