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코빈 동지

walrus 2017. 10. 9. 21:08

인생에 다시 오기 쉽지 않을 긴 여행을 떠난 여름. 의도했던 음악을 듣는 것 외에 또 하나의 성과는 '제레미 코빈'의 열기를 확인하고 온 것이다. 나는 제레미코빈이 2017년의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페스티벌에서 미국인이 만든 노래 'Seven Nation's Army'에 맞춘 'Oh! Jermey Corbyn'을 따라할 수 있는 경험도 소중했지만 또 하나의 경험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외곽으로 밀린 괜찮은 록클럽의 남은 잔재인 'The Lexington'에서 여성과 노동을 얘기하면서 무서운 에너지를 발산하는, Seven nation's Army의 그 밴드 보다 더 무서운 에너지를 발산했던 흑인 여성보컬의 듀오 'Skinny Girl Diet'와 다른 팀들의 음악을 정말 빡셌지만 또 가족적이었던 클럽의 그 공기를 느낄 수 있었던 점이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는 노동당과 제러미코빈에 대한 지지를 당당히 밝히고 있었다. 알고보니 그 지역은 제러미 코빈의 지역구이자 이 지경을 만든 장본인 토니 블레어의 거주지이기도한 북이슬링턴과 인접한 지역이었다.

 

'코빈 동지'라는 책을 읽었다. 사생활을 얘기하지않는 남자가 노동당의 지도자가 되는 과정은 지금의 진보운동에 필요한 모범 답을 담고 있다.

1) 제레미 코빈은 대부분의 인생을 지역활동에 몸담은 지역운동가였다. 중앙정치가 아닌 지역정치가 성공해야 한 국가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중앙정치 위주로는 세상을 못바꾼다. 거리와 사람들을 만나는 정치가 세상을 바꾼다. 제레미 코빈은 집회와 현장, 사람들과의 만남을 제일 중요하게 여겼다.

2) 결코 말을 잘하거나 나서기 좋아하거나 한자리 맡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타협보다는 원칙을 중요시했다. 정치적 성향이 맞는 이들과의 인연 중에 '애들 교육'때문에 이혼하기도 했다. 공교육을 주장하는 정치인이 자신 지역구의 공교육을 외면할 수 없어서.(이건 동의 못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한국의 386이 교육으로 얼마나 더러운 짓을 많이 하는지를 생각해보면. 크리스티안 문주의 최신작에서처럼). 승리와 정치 공학을 위해 원칙을 버리는 지금의 정치가 과연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정치적으로 손해볼 수도 있는 아일랜드, 중남미, 중동 지역 또는 보다 강경한 사회주의자와 터넣고 얘기하는 것을 절대 숨기지 않는 것은 정치공학적으로는 계속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소신에 의한 정치는 변화를 갈망하는 이들의 단단한 대안이 되었다.

3) 기적과 같이 당지도자의 후보가 되고 노동당 지도자가 되는데는 SNS가 결정적이었다. 특히 트위터.

진보 정치를 고민한다면 필독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