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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시움

walrus 2013. 8. 29. 22:16



장단점이 분명한 영화. 영화의 시나리오 상에서 헛점이 많고 액션이 시원하지도 않다. 결정적으로 전작의 냉소 대신 감성 코드는 손발이 오그라든다. 그런데, 영화의 밑그림이 되는 기본적인 이미지는 상상만 했던 무언가를 구현한 쾌감을 준다. 시나리오의 작은 부분은 헛점이 많을지라도 영화의 기본적인 설계가 탄탄하다. 그 구조 속에 양극화로 가속되고 있는 남북 문제와 밀입국의 문제 그리고 그것 자체의 축소판이 되버린 미국 내 문제-기본적으로 이라크와 미국의 건조한 기후 속의 빈곤에 의한 이미지는 크게 다르지 않다-그리고 결정적으로 의료 시스템의 문제를 노골적으로 비판한다. 한편으로는 911과 월가시위, 대테러 전쟁을 상징하는 이미지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심지어 피자를 배달하는 드론을 연상시키는 모니터링 로봇의 설정을 보면 닐 블룸캠프의 비주얼적 능력은 79년생이기 때문에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설국열차와 비슷한 듯 다르지만 또 비슷하기도 하다. 훨씬 직설적이기는 하다. 매끈한 것을 기대한다면 실망하겠지만 그 다음 영화가 기대되는 장점이 있다는 부분에 있어서 손을 들어주고 싶다. 백인이면서도 관찰자의 입장이 될 수 있는 닐 블룸캠프의 시선은 비주얼적 능력 외에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엘리시움(Elysium, US, 2013, 109min)

감독: 닐 블룸캠프

출연: 맷 데이먼, 조디 포스터, 샬로 코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