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rus 2016. 12. 24. 08:06


동물 캐릭터 애니메이션과 오디션 프로라는 지극히 식상한 소재인데 영화는 재밌는 헐리우드의 솜씨를 볼 수 있다. 골든 히트 팝송을 어떻게 담아내면 신나는지 그 절묘한 레시피를 터득한 것처럼 보인다. 음악적으로 영화적으로 속도감을 절묘하게 구성해서 애니메이션으로는 짧지 않은 100분이 신나게 지나간다. 별로 재미없는 최근 팝은 영화에서 나온게 더 재밌다(이게 요즘 씬이 망해가는 이유이고 그 와중에 오디션만 흥하는 이유일지도). 이전에 미니언스에서 앵그리영맨의 영국을 흥미진진하게 담아냈던 이들의 내공이 이번에는 미국으로 옮겨와서 포텐이 폭발하고 있다. 아무튼, 음악을 흥미롭게 담아낸다는 점에서 지금의 뮤지컬을 한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그런데, 이야기의 요소에서 또 하나 흥미로운 부분은 음악을 연주하는 공연장이라는 요소. 언덕이 많은 샌프란시스코가 배경이 아닐까 싶은데 그렇다면 롤링스톤즈와 같은 록그룹의 튜어를 진행하고 필모어를 운영한 빌 그래엄의 얘기를 담은게 아닐까 싶다. 흥망성쇄와 명암이 큰 빌 그래엄의 인생이지만 누구보다도 음악을 사랑했기에 최고의 클럽 필모어와 공연장 빌 그래엄 시빅 오리토리엄이 그를 기념하며 남아있다. 별을 타다 추락했던 코알라처럼 헬기사고로 저 세상에 간 그이지만.


씽(Sing, US, 2016, 108min)

연출: 가스 제닝스

출연: 매튜 맥커니히, 리즈 위더스푼, 스칼렛 요한슨, 테런 에저튼, 토리 켈리, 세스 맥팔레인


p.s. 보니까 감독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연출하신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