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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walrus
2012. 1. 15. 21:36
핀처의 주특기는 공간을 비트있게 훑어가는데에 있다. 그리고, 방대한 내용의 소설이 원작을 핀처는 우선, 소설의 내용을 훼손없이 상당히 많은 부분을 담아가는데에 주력한 것처럼 보인다(물론, 소설을 안 읽어봐서 ;;). 그의 장기 핀처가 이 영화에서 가장 주력한 것은 20세기 사람인 중년 남자와 21세기 사람인 20대 초반 여자와 살아가는 공간을 연결하는데에 바로 핀처의 장기와 원작을 해석하는 방법이 있다. 러닝 타임 대부분이 그들이 등장하지만 정작 많은 부분은 그 둘이 별개로 하지만 연결된 채 활약하는 장면으로 채워지고 핀처는 공간적 유사성으로 둘이 각각 등장하는 씬을 연결하는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나치즘과 극단이라는 20세기적인 사건을 21세기에 되짚어가는데에 그 둘은 별개의 방식을 쓰며 접근을 모색하지만 결코 더 이상 가까워질 수 없을 때 영화는 종결된다. 밀레니엄이라는 거대한 벽이 그 사이 있는 것처럼. 세븐과 조디악을 만든 핀처가 이 영화 속에 있지만, 오히려 소셜 네트워크를 만든 핀처가 이 영화 속에서도 가장 중요할 수 있다. 거장이 되고 싶은 핀처가 이 영화를 통해 던지고 싶은 화두는 결국 역사를 끌어안으며 어떻게 소통하는가처럼 보인다. 그의 장기와 씨네필로의 학습 이력이 담겨져 있고 이런 욕심에 영화는 다소 과하게 나갔지만 그러함에도 빛나는 장면장면과 보다 크게 되고 싶은 핀처의 그릇이 보인다. 마치 이전의 스필버그나 폴 토마스 앤더슨을 보는 것처럼.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 US/Sweden/UK/Germany, 2011, 158min)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루니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