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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아브르

walrus 2011. 12. 26. 21:18


핀란드 출신의 이방인이 영국과 인접한 프랑스의, 노르망디의, 한편으로 소박하고 한편으로는 산업화된 해안도시를 그리고 있고 거기서 밀입국자라는 유럽적 세계적 이슈를 다룬다는, 그리고 아주 따뜻하게 다룬다는 이야기는 그의 전작과 비교하자면 많은 변화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차갑고 생경하지만 강한 콘트라스트의 색감과 대사가 없고 있는 대사도 무뚝뚝한 것은 여전하고(그나마 대사가 많은 편이지만), 음악과 록앤롤이 무뚝뚝함을 대신하는 것도 여전하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바뀐 것 없다. 그는 노동자를 얘기했고 레닌그라드 카우보이도 이방인이었고 '과거가 없는 남자'도 이방인이었고 무뚝뚝한 것 같았지만 따뜻했다. 아키 카우리스마키는 본질적으로는 변한 것 없지만, 그럼에도 보다 직접적으로 손을 잡을 것을 요청하는 수줍음은 보다 사랑스럽다. 

르 아브르(Le Havre, Finland/France/Germany, 2011, 93min)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
출연: 앙드레 윌름스, 카티 오우티넨, 장 피에르 다루셍, 브론딘 미구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