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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퍼스트 슬램덩크

walrus 2023. 1. 4. 20:26


만화를 그다지 안봤지만 슬램덩크만큼은 여러번 자주 봤다. 많은 이들이 그럴 것이다. 하지만 거의 30년이 지난 지금 소설도 아닌 만화책을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도 괜찮을까? 결론은 아주 훌륭하다. 모든이의 가슴을 뛰게 하고 슬램덩크나 농구를 좋아한다면 좋아했다면 반복관람을 하게될 것이다.
만화책에는 없는 동작의 움직임과 현장의 소리 그리고 스포츠의 흥분을 극대화하는 음악까지 이상적으로 결합되어있다. 그림을 충분한 프레임 수로 모션 픽처스가 되고 무비가 되는, 그리고 음악으로 유성영화가 되는 마법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구현되었다. 심장 박동소리와 닮은 농구공으로 드리블하는 소리, 농구화가 코트에서 마찰하는 소리 그리고 링 네트를 통과할 때 그 소리의 쾌감은 극장관람을 좋은 극장에서의 관람을 더해야할 이유를 준다.
아쉬운 점이라면 송태섭의 얘기가 플래시백으로 반복해서 나오고 갈수록 늘어진다는건데 그것 마저도 산왕전 각 캐릭터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정작 보는 와중엔 끝나지 않았으면하는 생각만 든다. 이미 아는 내용이지만 러닝타임 2시간이 지나면 북산 5명과 주요 캐릭터들의 각각이 더 사랑스러워질 것이다. 이토록 각각의 캐릭터를 살려주는 영화가 최근 있었던가. 또 참 매력적인 작화인데 다시 보면 정대만의 다소 찢어진 아시아안의 눈이 그렇게 멋질 수가 없다. 대체로 매끈하게 운동 과정을 보여주지만 마지막 버저비터의 순간은 조금 달라서 쾌감이 더해진다.
슬램덩크팬에게 최고의 선물이면서 스포츠 애니, 스포츠 영화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며, (농구라는) 대상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작품을 어떻게 걸작으로 만드는가의 예가 될 듯.

슬램덩크 뽕 맞고 글을 쓰면 이렇게 됩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The First Slam Dunk, Japan, 2023, 124min)
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