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최신작
나, 다니엘 블레이크
walrus
2016. 12. 15. 04:12
칸느 황금종려상과 더불어 켄 로치 최고작이라는 카피가 있지만 켄 로치의 최근작은 모두 괜찮았다. 굳이 최고작을 꼽자면 여전히 레이닝스톤과 케스가 떠오르지만 우디 앨런과 마찬가지로 최근작은 최근작 대로 다 훌륭하다. 굳이 차이는 코미디의 톤이 조금 줄어들었다는 점.
영화의 설정은 어쩌면 우리로서는 다소 부러운 영국의 복지제도 속에서 영국 특유의 경직되어 있고 원칙적인 척하면서 관료적인 면을 다루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켄 로치의 영화는 제도나 원칙의 문제보다 인간적인 것에 대한 부분을 말하며 보다 핵심적인 것은 노동계급에 대한 존중이다. 굳이 정부에서 제공해야하는 복지를 받는데 왜 노동계급이 고개를 숙이고 비굴해져야하냐는 것. 노동자임에 자랑스러워하고 당당하게 노동자의 권리로서 복지를 소리쳐서 요구하라는 것. 길가는 사람이 박수치고 노숙자가 손을 같이 올리는 그 장면이 이 영화의 가장 강력한 장면이 아닐까. 켄 로치의 영화에 감동과 영화적인 스릴을 느끼는 점은 그런 노동자의 표정과 캐릭터에 깊은 애정과 존경을 담아내기 때문이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 UK, 2016, 100min)
연출: 켄 로치
출연: 데이브 존스, 헤일리 스콰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