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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 왕이 된 남자

walrus 2012. 9. 22. 23:18


역사는 승자에 의해 기록된다. 광해는 다양한 역사적 고증에 상당히 충실하다. 궁궐에서 왕의 생활 상뿐만 아니라 광해군 제위 시절, 여러가지 역사절 사실이 변주되고 있다. 가짜의 얘기, 혹독한 국문에 의한 죽음(이는 오히려 허균에 해당하는 얘기다) 등등. 그리고 결코 단순하지 않은 인물의 진면목을 왕자와 거지 또는 카게무샤의 이야기를 빌어 묘사하고 있다. 여러 인물 안벌리고 변태에 능통한 이병헌 원톱에 류승룡이 받치는 구조는 단단하고 매력적인 장면을 연출해낸다. 장면장면에 충분한 정성이 들어갔고 날씬하게 뽑혔다. 장면장면, 인위적으로 나뉘어지지는 않았지만 각각의 에피소드는 인상적이고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유머와 감동, 적당히 착한 정치성을 버무린 이 영화는 힘을 모아 한방을 날리기보다는 잽에 의존한다. 잘빠졌지만 현재의 관객들에 통하도록 다소 안전하게 간다는 얘기.


광해, 왕이 된 남자(Korea, 2012, 131min)

감독: 추창민

출연: 이병헌, 류승룡, 한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