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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토미 엠마뉴엘-20121010, 블루스퀘어








토미의 기타는 작은 오케스트라가 아니라 오케스트라다. 록앤롤과 재즈, 펑크 밴드이기도 하다. 현란한 연주에 주위는 소주와 콜라를 마신 다음의 괴성이 수시로 터져나왔고 공연장의 분위기는 어쿠스틱 기타 솔로의 공연이 아닌 농구장의 공연이었다. 마이클 조단이 앨리후프, 3점슛, 페이드어웨이, 슬램덩크, 노룩패스 등의 묘기를 보일 때마다 즉각적인 탄성들이 터져나오는 것처럼. 그런데, 기교를 자제하지 않았음에도 그 기교는 곡의 맛과 본질에 충실했고 패턴에 따른 기교가 아닌 새로운 소리와 곡의 의미를 찾아가는 신선한 탐구의 과정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기교에는 다양한 감정들이 실려나왔고 사랑스럽고 화끈하고 시원한 연주가 이어져갔지만 한결 같은 공통점은 건강하다는 것이었다. 모든 것이. 인디언의 생존에 관한 연주를 할 때 기막히게 실험적인 사운드 메이킹을 들려주었지만 그 사운드 메이킹은 인디언의 삶을 바로 앞에서 느끼게 했고 감정의 깊이가 상당했지만 패배자의 슬픔이 아니라 생존에 대한 강인한 의지가 숨쉬는 건강함이 있었다. 비틀즈 메들리에서는 마치 존,폴,조지,링고가 직접 연주하는 듯한 생생함이 단 한대의 기타로 살아숨쉬었다. 그러면서 게스트 뮤지션과 협연 시 상대와 관객에 대한 고마움 역시 깊이 묻어났다. 

토미는 펫메스니를 잇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기타리스트로 확실히 잡았다-옆자리에 기타든 구여운 고삼 여고생은 인터미션 동안 아빠와 모든 친구들에 전화를 걸며 재수를 하더라도 내년 2월에 약속한 마틴 테일러와 토미의 듀오 공연 보러가야 한다고 흥분된채 통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