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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고전

코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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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뮌이라는 세계사에서 섬과 같은 아주 특이한 위치에 있으며 이것에 관한 영화다. 영화가 발명되기 전의 사건인데 다큐멘타리도 사극도 아닌 특이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역시 TV도 없던 시대에 TV와 뉴스라는 포맷을 통해 과거를 재구성하고 보도 및 인터뷰를 통해 역사를 구성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런 형식은 현대적인 매스미디어가 사람들의 의식을 조정하는 것을 폭로할 뿐만 아니라 파리를 중심으로 하는 공간과 사람들의 시점 그리고 코뮌과 현재를 이어주는 시간의 고리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배우 조차 실제 노동자들로 구성되어 있고 더욱이 배우들의 의견을 영화속의 목소리로 그리고 영화밖의 목소리로 듣게 한다. 이 영화의 흥미로운 점은 345분의 러닝타임만큼이라 다채로운데, 그것은 어쩌면 코뮌이라는 사건이 흥미롭기 때문일테다. 코뮌은 1871년이라는 아주 먼 과거에 진정한 노동자의 혁명정부가 들어선 사건이었으며 수구세력과의 극렬한 대치 상황 속에서도 민주적 의사결정과정과 양성평등의 문제를 생각했던 '과정에 있어서의 유토피아'였다. 물론, 상처는 컸지만. 경제논리가 만연한 지금의 시점에 있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장 혁명은 실패할지라도 올바른 과정에서 얻은 교훈은 민중의 삶을 개선하고 진보의 길을 이끄는데 자양분이 되기 때문이다. 영화는 과거를 재구성하는데에 그치지 않고 현재에 있어서 코뮌의 의미를 각각의 노동자가 탐구하고 사유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때로는 투박하게 때로는 정교하게 구성한다. 관객에게 역시 소외효과와 누벨바그 이후의 프랑스 영화의 전통을 통해 답을 주기보다는 질문을 던지는데 그 질문의 방향은 다양한 방향에서 복합적인 사고를 요구하지만 노동자들이 직접 느끼는 것을 노동자의 눈높이로 던지기에 현학적이지 않다. 이 영화는 영화가 사유,탐구,소통의 과정을 통한 중요한 작업이라는 유럽 영화의 전통 선상에 있다.

코뮌(La Commune, France, 2000, 345min)
감독: 피터 왓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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