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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땅밑에서

요라텡고(Yola Tengo)-20161130, 무브홀


어쿠스틱셋으로 얘기되었지만 꼭 어쿠스틱은 아니었던 1부는 '인디록'으로 규정되는 이들이 밥딜런에게 진 빚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3인조가 내는 사운드는 다듬어지지 않았고(그게 또 정교하게 만들어졌지만) 여백이 많지만 그 여백 속이 주는 공간과 상상력이 지루함없이 영감을 줬다. 단순한 싱어송라이터에서 밴드의 음악으로 선명한 선율의 공간을 확보해갔다. 일렉트릭의 에너지를 장착한(그보다 강화한) 2부는 벨벳언더그라운드의 창고와 그늘이 오히려 밝은 아늑함과 쾌락을 주는가 했는데.. 

산만하고 아늑하게 마치 사우나에서 몸을 녹이는 것처럼(실제로 외투를 입고 보기엔 너무 더웠다) 아~ 좋다 하면서 보는데 격렬하게 뽑아내며 '아이씨~벌 싼다' 하는 격렬한 순간이 최소 5번에서 10번 있었다. 그리고 그 절정의 순간에 기타를 관객석에 내주면서 나는 노이즈로 음악을 이어가며 인디의 또다른 덕목인 관객과의 작은 공감대를 시크하게 구현했다. 또, 앵콜은 팬들이 원하는 곡을 통해 그리고 기분좋게 달려주며 마무리했다.

이전 올림픽공원에서의 공연과는 또다른 즐거움이 충분한 공연이었다. 창고의 소음은 역시 창고에서 들어야 재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