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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작

암살



재밌다. 이전작에 비해서도 장면의 연결이 매끄럽기보다는 다소 튄다는 느낌이었고 그것 때문에 감정적으로 공감이 안되는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편집의 리듬감은 대중영화로서의 재미를 보장한다. 친일에 대한 소재 때문에 오히려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사실 전우치에도 정치적인 양념이 있다) 최동훈에게 그것은 대중영화로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소재에 불과하다. 그렇게 저주하는 빨갱이를 제외하자면 병신같이 힘 한번 못써버고 해방을 맞이한 쪽팔린 역사를 마치 타란티노의 최근 두작품처럼 뒤틀어 배설하게 하는. 뭔가 더 통쾌함을 주거나 비장하게 가거나 감정선을 정하면 좋지 않았을까 싶기는하다.

반면 도둑들이 다양한 캐릭터를 이래저래 엮는데 부산했다면 여기서는 전지현 원톱에 하정우와 이정재가 거드는 형태. 최동훈은 전작에서 가장 호평받은 통하는 스텁에 집중했다. 이걸 또 식상하다고 까지만 식상하다고 까는 비평가를 제일 경계할 필요도 있다. 잘하는걸 해야지. 전지현은 눈부시다. 광고나 하라고 깠던데를 사과해야할 정도. 그냥 멋있지만 그게 영화적으로도 멋있다. 사시를 활용한 안경(깨진 안경과 안깨진 안경 모두)의 활용, 가끔 힘이 모자랄 때를 보이면서도 그걸 지능적으로 극복해가는 과정에서의 아름다움, 무뚝뚝한 설정에서도 대사와 연기의 호흡. 베를린과 도둑들에서 또 진일보했다. 장면장면에 전지현에 감탄하며 영화가 안끝나고 (전지현이 나오는) 다음 장면이 있기를 바랬다.


암살(Assassination, Korea, 2015, 139min)

감독: 최동훈

출연: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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