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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브리트니 스피어스-20140207, 라스베가스 헐리우드 플래닛


2000년 이후, 가장 인상남는 곡? MGMT의 Kids같은 걸 연상한다면 튀어보이려 애쓰는 것이고, 비욘세를 생각하겠지만 딱 한곡은 잘 안떠오르고 롤링스톤 같은 경우, 날스 바클리의 크레이지를 꼽지만 한국에서 국제적으로 날스 바클리를 아는 사람 몇이나 될까 싶고. 그렇다. 거부하고 싶을 수도 있어서도 이 노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Oops... I did it again이다. 사실, 2000년 전후해서 두 곡의 큰 히트 이후, 'Oops'할만한 사건들로 조롱꺼리가 되기에 바빴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차트에서 괜찮았고 싱글 자체도 괜찮다.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셀리느 디온, 로저 스튜어트, 엘튼 존, 산타나 등, 베테랑 탑뮤지션의 전유물인 라스베가스 장기 쇼에 선다는 것이 큰 화제가 되었다. 라스베가스쇼는 셋리스트, 무대가 거의 정해진데로 움직이는 상품이지만 거의 최상으로 튜닝되기 때문에 그 수준을 확인하면 감탄하게 된다. 작년에 로드 스튜어트가 그랬다. 지구상 최고의 로큰롤 스타이자 살아있는 엘비스처럼 느껴졌다. 브리트니의 공연은 라스베가스 쇼 치고는 상당히 관객들의 연령대가 젊었고 여성, 특히 20,30대 백인 여성이 많았다. 브리트니를 보면서 자라거나 같이 크거나. 심지어 브리트니와 외모가 비슷하다 싶은 여성도 상당히 있었다. 어쩌면 브리트니가 성공한 것은 평범한 것처럼 보여서일 수 있다. 공연 내내 상당한 수위의 노출이 있었지만 길지도 날씬하지도 않은 브리트니의 비주얼은 평범 그 자체였다. 노래 역시 디바로 분류되지 않고 그 때문에 크리스티나 아귤레라의 음악성이 더 높게 평가되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브리트니가 평범할까? 강한 비트의 전자음악이지만 브리트니의 보컬톤은 개성을 만든다. 윌아이엠의 평범한 노래를 1위로 만든 것도 브리트니의 보컬톤이었다. 그 역시 오토튠과 립씽크로 브리트니의 역량을 폄하할 수 있겠지만 노래 잘부른다는 수많은 이의 노래가 구분이 안될 때, 브리트니의 목소리는 인상적인 히트곡과 함께 계속 기억되고 있다.

여성들은 자기가 조금 노력하고 큰 행운이 있으면 브리트니가 될꺼라 생각하고 남자들은 브리트니 정도의 여자는 항상 사귈 수 있으리란 착각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나이에 따라 갑자기 망가지는 비욘세처럼 될리도 없다. 계속 망가진 캐릭터였으니. 그런데 브리트니는 'Work Bitch'를 강조하는 공연 상품들을 보면 이건 정말 영리한 뮤지션의 영리한 생존 전략이다. 마치 과하게 영리했던 마릴린 먼로에 사람들이 백치미를 느꼈던 것처럼.

밴드는 무대의 뒷켠에 있었고 상당 부분은 립싱크인게 거의 확실했고 사실 아기자기한 댄서들의 집단 군무와 무대 연출의 완성도가 좋긴 했지만 최상급은 아니었다. 초기의 히트곡 Baby와 Oops를 공연 초중반 이어서 불렀는데 다소 심포닉한 사운드 연출이 인상적이었고 Toxic은 하일라이트. 공연을 보며 브리트니가 마돈나가 될 일은 없지만 이후 그만그만한 여성 솔로 중에서는 계속 가는 몇안되는 뮤지션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