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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리사 피셔 & 그랑 방통-20180401, LG아트센터


유치한 질문이지만 현존하는 최고의 보컬은? 난 망설임없이 리사 피셔(Lisa Fischer)를 선택하겠다. 스톤즈 공연에서 말 그대로 인정사정없이 잡아먹는, 절규하는 보컬의 압도적인 힘과 비교를 체험한 후로는 다른 누구를 생각하기 힘들다.
출장 때 몇차례 볼 기회를 놓친 후 한국에서 공연이 있음을 확인했다. 통영 표도 예매했지만 나의 사랑하는 LG가 서울 공연을 섭외하면서 여러 문제를 해결해줬다.
셋리스트를 확인했을 때, 제플린과 스톤즈, 솔로곡 등이 섞여있었다. 대충 블루스와 소울을 파워풀하게 해석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실제로는 재즈와 명상적인 월드뮤직 쪽이었다. 사실 레파토리에서 파워를 과시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지만 트리오에게 많은 솔로 타임을 부여했고 특히 기타리스트 JC의 역량은 다양하게 반짝거렸다. 마이크 2개로 섬세하게 제어되는 곡이 많았고 정작 파워가 요구되는 곡은 마이크를 빼고 질렀다. 불교도와 같은 의상을 입은 맨발의 디바는 어느 경지를 한참 넘었을 때 여유와 자유가 있었다. 이렇게 잘하는데 굳이 남들을 압도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다큐 속에서 셀럽과는 다른 자연인의 모습은 전혀 과장이 없었다.
그래미를 받은 히트곡 외에 제플린의 rock n roll, immigrant song, 롤링 스톤즈의 Jumping Jack Flash, Miss You 그리고 마지막곡이자 라이브에서 리사 피셔의 상징과도 같은 Gimme Shelter를 불렀지만 바로 '와'하는 순간을 지워버리도록 해체 후 다시 불렀다. 물론 스톤즈의 3곡은 한국 사람들만 모르는 곡일 수도 있지만. 반면에 쉬운거 같은 키스리차드의 리프가 얼마나 대체불가능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기도. 그 누구도 비슷하게 연주못한다.
배캠에서 얘기한데로 관객과의 공감을 통한 새로운 창조를 하는 자리였고 공연을 하며 그 어떤 강박도 느낄 수 없었지만 댄서블하기도 했고. 그리고.. 공연의 초반, 무대 앞에서 손을 내밀었고 내 손을 잡은 채 한참을 노래했다. 세상에나 아무리 만우절이지만 노래의 신이 내손을 잡고 노래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