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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땅밑에서

the XX-20180213, 펜싱경기장


신스같은 기타 사운드, 대체로 기계 비트, 뜨겁게 달아오르기보다는 공간을 지키는 참을성. 조이디비전과 인터폴의 영향력이 있겠지만 EDM의 시대에도 버틸 수 있는 그런 접점. 멤버들 모두가 20대인, 사실 소녀시대급 나이임에도 보통 인디로 정의하는 사이즈를 넘어 꽤 거물급이 된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밴드를 하지만 기존의 트랜드를 효과적으로 밴드의 형식에 담아냈고 연주를 잘했다. 보통 이런 예미한 밴드들이 그렇듯이 사고를 치면 화끈하게 치지만 보통 그런 사고는 이벤트처럼 보여서 티가 덜 난다. 나가수식으로 곡 하나하나에 끓어오르지 않고 침착하게 템포를 지키면서 공연 전체의 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침착함도 있었다.

다수의 경우와 다르게 여성(또는 레즈)이 기타를 치고 남성(또는 게이)이 베이스를 치는 조합이고 과묵한, 그러다가 이전 한국에서 DJing시에 쫓겨나기까지한 내성적인 DJ의 조합. XY의 조합으로 만든 전형성을 벗어난 XX의 시크함으로 접근했지만 공연이 될 수록 그 어떤 밴드보다도 스윗하기도 했다. 특히 올리버는 아이돌급 매너. 사실 보컬만 보자면 그냥 발라드였다. 'Say Something Loving' 'Loud Places'에 맞추어온 팻말과 'VCR'에서의 핸드폰 플래시까지 관객들이 준비해온 이벤트와 공감하면서 상당히 감성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크하고 잘나가는 젊은 밴드의 emotional한 마지막 공연이었다. 


Setlist

Dangerous

Islands

Crystalised

Say Something Loving

Heart Skipped a Beat

Sunset

Reunion

A Violent Noise

I Dare You

Performance

Infinity

Replica

VCR

Fiction

Shelter

Loud Places

(Jamie xx cover)

On Hold

Intro

Ang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