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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스틸록킹

Starsailor, Ellegarden, 이승환, Rize, 닥터코어911, 슈퍼키드 - 올림픽홀, 2007/11/17

6팀 중 4팀이 하드코어/펑크 계열이었다. 쌈사페 때도 그랬지만 슈퍼키드와 닥터코어 911이 이어서 나왔는데 기타,베이스,드럼 기본 구성에 보컬전담 두명이 놀아주는 형식으로 간다. 올림픽홀을 가득 매운 이들은 오프닝부터 화끈하게 달렸다. 공연장을 들어섰을 때 슈퍼키드가 하고 있었는데, 첫 느낌이 볼륨 특히 베이스가 과하게 키워져 있다였다. 마지막 스타세일러를 제외하자면 이런 증상은 계속되었는데, 그래서 보컬이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노는데 취중하다 보니 아무리 코어라지만 곡의 그루브를 리드할 테마가 전혀 잡히지 않았다. 한편으로 코어가 귀에 들어오지 않는 건 내 취향이 바뀌어서 있을 수도 있지만. 다시 한번 더 느끼는 바지만 하드코어가 원래는 스피릿과 똘기로 똘똘 뭉친 진짜 펑크 밴드를 의미했는데, 요즘은 놀기 위한 밴드라는 생각이 든다. 노는 밴드도 좋지만 잘 놀려면 잘들려야 한다.

하드코어 팀 위주였기 때문에 오히려 이승환이 튀어 보였다. 이승환은 라이브를 위한 몇가지 창법을 자기식으로 잘 다듬었음을 느낄 수 있다. 역시 최고령임을 강조 했는데 나이 40을 넘어 좋은 라이브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박수받아야할 일이다. 60이 되어도 날라다니는 대중음악의 나라들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이렇게 더욱 왕성한 라이브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일본팀 두팀은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현했다. 공연이 끝난 후 지가 알아서 서프를 타기도 하는 등.


스타세일러는 대만족. 사실, 여름 유럽 여행의 임팩트가 워낙 커서 그 이후 왠만한 록밴드들의 라이브는 잘 들어오지 않았는데 스타세일러는 충분히 기억에 남을 공연을 선보였다. 오르간과 피아노를 오가는 건반 주자와 어쿠스틱한 사운드 편성은 제 2의 콜드플레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했지만, 보컬의 필링이 조금 더 소울 쪽에 가까웠다. 콜드플레이 외에 팀버클리, 제프버클리 부자의 영향을 받았겠지만 무엇보다도 밴 모리슨의 영향이 느껴졌다. 생각해보면 멜랑꼴리한 느낌의 사운드와 소울에 근접한 보컬을 구사하는 영국뮤지션들은 모두 밴 모리슨의 영향권에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포크록과 사이키델릭의 사이에서 보컬에 소울의 호소력을 더한 그런 사운드가 시간이 흘러 지금 영국 음악의 주류가 되었다. 스타세일러는 그런 전형성을 잘 소화했기 때문에 필 스펙터와 같이 작업할 수 있는 영광도 얻지 않았을까? 성문영은 잘생긴 보컬의 영국 밴드를 민다는 속설과 다르게 보컬이 그렇게 잘 생기지는 않았지만-배도 나온 털복숭이 아저씨-, 그래도 절제된 사운드 속에 보컬의 짙은 호소력은 21세기 이후 데뷔한 밴드들 중에서도 충분히 차별성을 뛰고 있었다. 한국팬들이 좋아할만한 한국어 몇개와 멘트를 하기도 했는데, 더욱이 기특한 점은 '간사합니다'가 아닌 '감사합니다'로 제대로 발음했다는 점이다.

 

Starsailor Setlist - from starsailor website by mayfly

 

01. Poor Misguided Fool
02. Counterfeit Life
03. Alcoholic
04. Fidelity -> Umbrella (cover)
05. Suspicious Mind (cover) -> Telling Them
06. Fever
07. Boy in Waiting
08. This Time
09. Way to Fall
10. Tell Me It's Not Over
11. In the Crossfire
12. Tie Up My Hands
13. Bring My Love
14. Keep Us Together
15. Good Souls -> Tomorrow Never Knows (cover) -> Good Souls
16. Silence is Easy -> Dancing Queen (cover)
17. Four to the Floor
18. Four to the Floor (Remix)

 

비틀즈, 아바, 비욘세까지...제임스 오래비가 심각하게 해석하는 섹시한 팝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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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독창적인 음악세계로 한 간지 하시는 SE누님, 결국은 자리 주인이 와서 쫗겨낳지롱. 그 긴 다리로 어기라디여라 하시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