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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Rufus Wainwright - 20101010, Ax

동시대의 사운드를 대표하는 몇몇 뮤지션이 있다. 재즈라면 팻메스니고 싱어송라이터라면 단연 루퍼스 웨인라이트라고 생각한다. 싱어송라이터의 근간인 포크록에서 틴팬앨리와 재즈를 넘어 캬바레, 오페라와 실내악의 사운드를 녹여낸 사운드의 정교함은 하나의 경지를 이룩했다. 그리고 좋은 멜로디가 없는 시대 꾸준하게 빛나는 영감으로 신선한 곡을 쓰고 있으며 좋은 곡이 최상의 사운드와 결합한 그의 라이브는 죽기전에 꼭 봐야할 라이브 중 하나라 자신한다. 어쩌면 그는 좋은 음악, 좋은 싱어송라이터가 되기 위한 최고의 조건을 지니고 있다. 영국의 시니컬함과 미국의 풍성함 그리고 프랑스의 장식적 요소 그리고 조니 미첼과 닐영이라는 전통을 지닌 메이딘 캐나다. 반짝거리는 멜로디를 쓰기 위한 '필요 조건'인 성적 정체성 그리고 음악 가족. 공연에서도 언급되었고 최근 앨범의 영감이 되기도한 어머니. 음악 가족에 대한 애정은 루피에게 또 하나의 에너지가 된다.

병상에 있던 어머니를 통한 영감을 Release the Star Tour 때와는 다르게 피아노와 보컬 만으로 표현된 이번 앨범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은 되었지만 공연은 1,2부 모두 피아노 만으로 진행되었다. 화려하고 정교한 밴드의 사운드를 한국 관객들이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은(난 봤지롱) 아쉬울 수 있지만 동시대의 아티스트의 바로 현재가 바로 최고라는 점에서는 충분히 좋은 공연. 펫메스니나 루퍼스 웨인라이트는 매 앨범마다 나오는 현재의 사운드를 확인할 가치가 충분한 뮤지션이다. 사실, 이번 앨범은 다소 과하게 화려했던 Release the Star의 사운드에 대한 반작용으로 미니멀하게 만들어진 앨범이기도 하다.

1부의 공연은 싱어송라이터의 공연으로써 추구할 수 있는 하나의 극단이었다. 노래 외에 어떤 멘트도 없었고 아티스트의 요청에 따라 퇴장할 때까지 박수도 없었는데 이는 관객에게도 충분한 인내심을 요구하는 것이었다-짧은 솔로와 마지막 음의 잔향이 끝나기도 전에 천둥같이 박수가 나왔던 키스자렛 공연은 차라리 편했다. 루피는 글리터한 드레스를 입었고 공연의 영상은 어두운 눈의 깜빡임과 눈물의 이미지를 변주하는 것이 전부였다. 물론, 미니멀할수록 감정의 깊이와 폭은 커진다. 피아노를 치는 테크닉은 상당히 기교적이었지만 이번 앨범은 어머니에 대한 감정으로 이전의 유머나 활기 대신 사신의 어두움이 가득했다. 어제의 제리와 더불어 이번주는 미니멀하게 감정을 증폭시키는 주간.

히트곡과 자신이 좋아하는 곡을 위주로 진행된 2부. 수많은 좋은 곡들의 극히 일부만 연주되었지만 1부와 달리 유머와 만담이 함께 하는 공간이었다. 어머니와 가족에 대한 감정, 게이로의 정체성, 한국관객과 일본, 미국 관객과의 차이를 솔직하고 유머러스하게 전달했다. 특히 제프버클리와는 한번 만났는데 섹스한 적은 없다고 농담을 했고 그와 더불어 질투심을 가졌던 멍청했던 자신이 부끄럽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솔직한 감정표현과 가벼운 웃음. 좋은 싱어송 라이터의 또 하나의 조건.  

이번 공연도 우도 아저씨쪽에 묻어서 한국에서 열릴 수 있었기에 우도 아저씨엑게 다시 한번 감사. 그리고 큰 돈벌이가 되지 않을 싱어송라이터의 공연을 주관한 프라이빗 커브에 감사 그리고 화려한 밴드의 사운드를 다음 앨범과 함께 한국에서 볼 수 있기를.

두둥. 루퍼스의 사인을 받았고 함께한 사진은 조만간에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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