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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해적창고

Rock Werchter 2008 3일차(3) - Sigur Ros

Sigur Ró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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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엔 시끄러운 Spanish로 가득찼다. 쑥덕쑥덕 하더니 티낸다고 에스빠냐, 뻬르난도 또레스~ 할 때 부터 알아봤다. 이 자식아 너 독일이나 글래스톤베리였다면 죽었다 이 놈아. 하지만, Sigur Ros가 무대에 서고 첫곡이 연주되자 그들은 굳어버렸다. 입을 30도 가량 벌린채 죽 그렇게 있었다. 어느덧 많은 대중들에게 다가선 그들에게 슈게이징이란 표현은 적절치 않다. 오히려 Mouthopen이면 모를까.

경의로운 그들의 음악은 해지는 석양에 녹아흐른다. 사실, 3년전 후지락 화이트 스테이지에서 Takk..을 볼 때만큼 충격적이지는 않았다. 그 때는 Sigur Ros의 앨범을 한장도 듣지 않은 상태였고 실루엣에 비치는 기묘한 이미지에 입을 다물기 힘들었다. 이번 그들의 공연은 우리 곁으로 다가와 그들을 선명히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레이캬빅과 세계 곳곳의 스튜디오를 돌며 작업한 이번 앨범을 들으며 충분히 예상되던 바이긴 했다. 광대풍의 의상을 입은 드러머를 제외하고는 콜드플레이처럼 무려 '제복'차림을 입었고 리더 Birgisson는 귀에는 깃털을 꼽고 있었다. 무대 뒤를 뒷닫침하는 기구는 그들이 하늘에서 내려왔음을 암시하는게 싶었고 그들의 브라스와 비브라폰을 도울 요정의 모습을 한 여성 주자들과 브라스를 맡은 흰 제복을 입은 브라스 주자가 있었다. 3년전만큼 몰입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이번엔 보다 많은 시규어로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끔 스패니쉬 답지 않게 나쁜키(큰키)를 가진 세명의 장정들이 두터운 장벽을 형성하기도 했으나 대체로 우리는 또렷이 활로 기타를 연주하고 기타를 통해 노래하고 이마로 노래하는 Birgisson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의 노래는 해가 쉽게 뜨지도 지지도 않는 머나먼 북서쪽 대서양 한가운데에서 뱃사람을 유혹하는 신비로운 노래이며 뱃길을 나선 남자를 기다리는 여심이기도 하며 대륙의 사람들에 의해 순수한 이땅이 더럽혀지지 않기를 바라는 기원이기도 하다. 그들의 음악은 천상의 음악이지만 그보다 대지의 음악이며 순수함으로 가득찬 여심의 마음에 보다 가깝다. 어쩌면 새 앨범의 다소 충격적인 사운드는 필연적일 수 있다. Heima를 통해 그들의 음악이 아이슬란드와는 때내어 생각할 수 없음을 나는 확신하고 있다. 그들에게 있는 독특한 카톨릭 브라스 밴드의 전통은 신비롭고 숭고하며 이국적이지만 처음듣는 누구라도 빠져들 수 없는 감정적 몰입을 일으키는 힘을 지니고 있어보인다.

하지만, 공연의 진정 하일라이트는 최근 앨범의 대표곡인 Gobbledigook을 연주할 때였다. 수줍게 Good?하고 물어보는게 다였던 Birgisson는 이번엔 무려 박수칠 것을 부탁했다. 지상에서 내려와서 맛본 순수한 환희. 모든 관중들이 박수치고 해군들은 짝짜꿍을 하고 비염을 악화시키는^^ 꽃가루가 눈 앞을 뒤엎을 때 모두들 소리치는, 모두가 즐거울 그 순수한 환희. 이런 순수한 환희는 어쩌면 지상에는 없는, 세속에 없는 아니 세속이란 개념 자체가 없었기에 나올 수 있는 그런 감정들. 그들은 구원과 해방이 예술의 순수함에 있음을 믿는 이들이다. 그러기에 자신의 음악이 나온 아이슬란드의 자연이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순수함을 훼손되는 것을 저항하기도 했다. 2008년 7월 5일 토요일, 음악이라는 한 예술의 정점.

Setlist
1. Svefn-G-Englar
2. Ny Batt
3. Glosoli
4. Saeglopur
5. Vid Spilum Endalaust
6. Hoppipolla/Med
7. InniMer Syngur
8.Hafsol
9. Gobbledigook
10. Popplag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