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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스틸록킹

Outside Lands 2012, 2일차(2/13)-Sean Hayes





첫날에는 몰랐다. 골든게이트파크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피곤했고 메인스테이지만 봤다가 빠져나가기 급급했고 어두워서 뭐가 먼지 보이지도 않았고. 골든게이트파크로 향하는 길 또는 드영뮤점을 향하는 길의 주차한 차들을 보면서 뉴욕 센트럴파크와 비교하자면 다소 인위적인 공간으로 보였다. 미국놈들 특유의 무지하게 큰 목소리로 떠들어대기나 하고. 하지만, Sean Hayes의 공연이 열린 Sutro를 보며 정말 감탄했다. 여전히 짙은 안개는 공원을 감싸고 있지만 그래도 이 공원의 아름다움을 감출 수 없었다. 나지막한 언덕이 오른 쪽에 펼쳐진 Sutro는 사람들이 이래저래 눕고 앉아 보고 있고 정면은 서서 훌라후프를 돌리거나 춤을 추거나 맥주를 마셨다. 그리고 이 지역 아이들은 정말 힙했다. 전신에 민망하게 힙을 드러낸 레깅스를 많이 입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정말 깔끔하면서도 이쁘고 멋지게 생겼고 자연스럽지만 세련되게 옷을 입었다. 가끔은 과하게 자유분방한 이들이나 추하게 늙은 히피도 있었지만 어쩌면 45년이 지난 지금, 히피 보다는 히피 워나비들의 후예들인 멋쟁이들이 이 지역을 점령하고 있었다. 영국처럼 뚜렷한 지향성이 느껴지지도 한국처럼 빠스럽게(좋은 뜻으로 썼다) 열광하거나 일본처럼 심각하게 감상하지는 않지만 원래 히피들은 방만한 것들이었다. 45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자유스러운 공기가 느껴졌고 모두가 행복했고 무엇보다도 죽여주는 음악이 여전했다. 

싸이키델릭으로 포장되었지만 45년전 이곳에서 울리던 음악 역시 포크,컨추리,블루스라는 트래디셔널에 대한 젊은 이의 응답이었다. Sean Hayes 역시 그랬다. 자연스러운 사운드지만 기본기에 충실하고 단단했고 끼가 넘쳤다. 상업적 훅과 닭살을 제외하자면 제이슨 므라즈보다 못할 것이 전혀 없었다-내가 므라즈 안티라서 그렇기도 하다. 축제는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