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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스틸록킹

LCD Soundsystem DJ Set - 2008/10/11, Club M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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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그래미 트로피 뿐만 아니라 제임스 머피의 모든 작업은 매번 흥미롭고 항상 일정 수준의 결과물을 보여왔다. 그가 특별한 이유는 새로운 무언가를 기대하게 하기 때문이다. 동시대 가장 혁신적인 뮤지션. 90년대 후반 일렉트로니카의 대규모 침공 이후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던 록과 일렉트로니카의 궁합을 그처럼 잘 맞춘 이도 없으며 이를 통해 20세기에 죽은 것처럼 보이던 록음악의 활기를 이어가며 조금은 지겨워보이는 일렉트로니카에 록앤롤이 주는 감성적 쾌감을 가져다 주었다.

왠만한 국내뮤지션보다 싼 2만5천원의 초저렴 티켓값에도 불구하고 예매율을 저조했다. 확실히 그래미 트로피가 예매율을 가져다주지는 안았고 음악만으로 예매율이 확보되는 시대는 아닌듯. 확실히 Basement Jaxx와 Justice에 비하자면. 뮤직비디오와 광고의 힘일까? 다행이도 LCD Soundsystem이 등장할 1시쯤에는 가득찼고 제임스 머피 플러스 알파로 구성된 LCD Soundsystem은 3시간 이상을 공연했다. 솔직히 큰 기대는 없었다. 2007년 록밴드 편성으로 헐크같은 박력을 DJ Set에서는 보이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Djing 역시 농담 따먹기하면서  여유로운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DJ set이 주는 공연의 재미는 다른 쪽에 있었다. 밴드 편성에서 일렉트로니카에서 빌려온 사운드의 음색과 특성을 록앤롤의 그루브에 어떻게 밀착시켰는가를 보여주었다면 DJ편성에서는 흑인음악에서 기반한 록앤롤의 재료들을 록앤롤과 반대의 방식으로 재조합하여 록앤롤과 같은 느낌을 내는 작업처럼 느껴졌다. 물론, 여전히 밴드가 줬던 최고의 재미에는 크게 못미쳤던게 사실이지만.

역시 제임스 머피는 미국인이기에 가능한 뮤지션이었다. 표현력과 창작력에 대한 재능도 재능이지만 록앤롤이 태어난 나라이기 때문에 가능한 소재를 체득하는 재주는 다른 지역 뮤지션들이 쉽게 얻기 힘든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또한, 프로페셔널한 뮤지션으로의 자세와 더불어 미국식 유머까지. 제임스 머피에게는 두가지의 기대가 공존한다. 새로움에 대한 기대 그리고 산소호흡기를 댄 록앤롤의 부활에 대한 기대. 인류의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미래에서 온 터미네이터, T2-맞나? 아님 말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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