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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스틸록킹

Justice - 08년 08월 08일,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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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젊은 투수일수록 힘으로 승부하다가 경험이 쌓일수록 노련함이 더해진다. 그만큼 나이가 들면서 힘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그런데, 가끔은 젊은 투수인데 구질도 다양하고 좋은 로케이션에 공을 던질 뿐만 아니라 위기관리능력도 뛰어난 이도 있다. 요즘 일렉트로니카에서는 Justice가 그렇다. 기본적으로 Daft Punk에서 골격을 가져온 이들이지만 Rocking함에 초점을 맞춘 Daft Punk를 넘어서 훨씬 다양하고 세련된 재미를 선사한다. 우리는 크로스라는 단순하지만 강렬한 이미지가 가지는 주술적인 힘을 클럽 또는 페스티벌에서 접신하게 된다. 그들의 음악은 많은 DJ들, 특히 젊은 DJ들이 범하는 오류인 강한 비트로 밀어붙이다가 일찍 지치게 하는 그런 오류를 절묘하게 피해나간다. 소리의 질감과 음색, 곡의 전개등이 아기자기하고 흥미진진하게 만들어내는 이들이다. 단 한장의 앨범이지만 그 앨범은 지난해 최고의 일렉트로니카 앨범으로 손꼽히기에 손색이 없다. 킹왕짱 쿨한 뮤직비디오와 따라부르고 싶은 익숙한 멜로디의 D.A.N.C.E.만큼 앨범은 계속해서 듣게되는 귀에 짝짝 달라 붙는다. 그들의 라이브 역시 그렇다. Rock Werchter와 이번 내한 공연의 공연 시간은 꽤 달랐고 셋리스트나 진행도 꽤 달랐지만 공연시간은 꽉꽉 채워주는 그들의 활기는 여전히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솔직히 방만하게 멀리서 누워서 들었던 Rock Werchter가 훨씬 귀에 감겼던 것 같다. 음악이 가지는 날렵함을 살려주기에는 사운드가 무거웠고-사실 다리와 몸이 더 무거웠지만, 전광판을 장식한 변형된 크로스의 이미지는 턴테이블의 밑에 전등으로 장식된 실제 십자가의 강렬함을 대신하지 못했다. 물론, 썸머소닉 덕택에 줏은 최고로 잘나가는 일렉트로니카 팀을 본 후 불평으로는 너무 배부른 소리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