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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스틸록킹

Guns & Roses - 20091213, 체조경기장

록음악사 상에서 건즈앤로지즈는 상당히 의미있는 밴드이다. 팝메틀의 시대를 마감하며 보다 원초적인 록의 시대를 예고하는 역할이라고 할까.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은 첫 앨범 외에는 그다지 마음에 들진 않지만 개성강한 12곡으로 가득찬 첫 앨범은 최고의 명반이라 할만하다고 생각한다. 나른함과 호전성이 결합된 액슬로즈의 보컬 그리고 꼬들꼬들하면서 샤프한 기타 사운드,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80년대 후반에 록앤롤의 애티튜드와 사운드에 가장 충실한 밴드였다.

7시 공연이었지만 입장은 8시에 이루어졌고 오프닝을 지나 건즈앤로지즈의 모습은 9시 25분에야 볼 수 있었다. 대책없이 자유분방한 것 역시 록앤롤의 애티튜드였을지도 모르겠지만. 장내방송에는 '아티스트의 성향 상' 이란 말이 나왔고고. 액슬로즈가 등장했을 때 첫 느낌은 '추하다'였다. 살찌고 상한 얼굴의 모습은 이전의 아름다운 로커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 상황에서 가장 최고는 레너드 스키너드 풍의 남부식 카우보이 컨셉. 건즈 앤 로지즈라고 하기엔 그럴 정도로 나머지 멤버들은 젊었는데 완전 다른 신인 밴드에 액슬 로즈가 가입했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 흑인 드러머의 탄력적인 드럼은 밴드 사운드와 맞지 않았고 스래쉬와 이지를 대신할 세명의 기타리스트의 사운드도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이전의 기타리스트가 아쉬워하게 만드는 상황. 데뷔 20년된 밴드의 사운드라고 하기에는 다소 아쉬웠다. 반면 무선을 쓴 기타리스트의 종횡무진한 이동과 쇼맨쉽은 꽤 매력적이었으며 액슬 로즈의 보컬 역시 매력적이었다. 그루브를 내는데 최고의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보컬의 톤과 힘은 최고였다.

예상되었던 노벰버 레인과 나킹온 헤븐스도어의 때창. 스윗 차일드 오마인의 난리 블루스. 너무나 늦은 만남이었지만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Sweet Chile O'mine과 함께했던 레슬러의 미키 루크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