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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땅밑에서

Grouper/Ben Vida/Sun Circle-20101030, Saii


비트가 없거나 아니면 극단적으로 단순화시켜 무력화시킨 후의 음악? 제철소의 환기구를 여행하듯 소음으로 밀어붙이거나 주술적으로 현을 반복적으로 치거나, 기타와 아날로그 테이프의 효과로 (진짜 잠이 올 정도로) 몽환적으로 몰아가거나, 아니면 스테레오 효과로 공간감을 극대화하거나 영상효과와 책상으로 바닦을 긁는 생활소음을 이용하거나. 한 뮤지션 당 한곡? 또는 한 방식으로 진득하게 각자가 밀어붙였다. 흑백의 핑크 영상들을 타란티노 내지는 로드리게스 식으로 장난치는 곡사의 영상까지. 관객부터 뮤지션까지 정말 슈-게이징하긴 했는데, 정말 '좋았다' 말할 정도로 내 취향이 특이하진 않지만 정말 '인상적이었다' 말할 정도의 임팩트는 있었고 그런 걸 한편으로 재밌다고 말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