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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Global Gathering Korea 2009, Underworld, Royksopp - 20090919, 한강난지공원


FPM 널널히 보고 G-Dragon할때 야구 DMB를 볼 생각을 했으나 본의 아니게 MP3를 가져올 수 없어서리, 집에서 야구를 봐야했다. 닉혼비의 말처럼 야구랑 음악이 링 위에 섰을 때 지금 정도 시즌이면 야구가 이길 수도 있는 법이다. 공연장은 참 쾌적했다. 여러모로 준비도 잘 되어 있었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적당히 많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G-Dragon 타임 시 냉담한 반응과 오아시스 머플러의 출연으로 천재분께서 위축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어야했지만. 불법 다운로드 하지 말라구요. 선수가 포지하지 않으면 우리도 포기하지 않는다구요.

Royksopp부터 봤다. 몇년전 후지락에서 정상적인 20대로는 제정신이라고 할 수 없는 초이스-로익삽 대신 비치보이스를 보는 결단으로 보지 못했고 워낙 엄청난 라이브라고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 이들을 봤기에 큰 기대가 있었다. 뷰욕 또는 이정현을 닮은 여성보컬이 있고 손으로 치는 베이스와 가끔씩의 드러밍은 록밴드처럼 활발한 사운드를 선보였으나 정말 돌아버릴 정도의 화끈함은 결여되어 있었다. 앨범의 내용은 충실히 해석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을 느낄 수 있는 라이브는 아니었다. 앨범의 아기자기한 사운드가 어떻게 치고 빠지는지 그것이 Royksopp의 이번 공연이 보여준 재미었다.

반면, 언더월드는 한번 봤기 때문에-물론, 그래도 다시보고 싶었지만-굳이 다시 볼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지만, 언더월드는 다시 봐도 명불허전. 언더월드의 공연은 고다르가 보더라도 흥미를 느낄만했다. 언더월드는 고다르의 시대기도 했던 60년대 후반, 싸이키델릭 밴드들이 약물과 고출력 기타 사운드에서 했던 체험들을 일렉트로니카와 맨정신이라는 정반대의 위치에서 가장 완벽하게 구현하는 밴드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언더월드를 상징하는 몽퉁한 막대기 풍선은 다양한 개성을 가진 동등한 개체들이 따로 또 같이 엇갈리면서 사는 사회의 모습이며 이는 싸이키델릭 시대의 히피즘과 별반 차이가 없다. 초소형 카메라를 통해 자신과 청중의 모습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현재성과 현장성이라는 심장박동 소리를 통해 소통을 꽤하는 것은 샘플러를 통한 일렉트로니카가 좀처럼 획득하지 못한 40년전 록의 미덕이기도 하다. 또, Karl Hyde의 동작하나하나 무대위의 동작 하나하나는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지만 팝아트의 풍경처럼 변형되어 투사되는 스크린 상의 모습 그리고 교묘하게 중첩되어 나오는 사운드의 중독성과 함께할테는 정말로 섹시하지 않는가? 그리고 Born Slippy에서 새세상을 발견했을 때의 벅찬 환희! 이들의 공연은 주사기 바늘을 타고 투영된 약물이 혈관과 뉴런을 따라 부유하는 의식과 무의식의 체험이며 때로는 흰토끼와 함께하는 앨리스로 안내하기도 하며 때로는 히피들의 유토피아에 대한 안내서이기도 하다.

언더월드, 육화되어 있지만 관념적이고 감상용 음악이지만 공연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욕심쟁이 후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