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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땅밑에서

Eleanor Freidberger - 20120203, Troubadour

57년에 개장한 트루바도르의 역사는 일일이 나열하기 어렵다. 몇개만 꼽자면
1)밥딜런이 전기기타의 맛을 본 곳 2)버즈가 미스터 탬버린맨을 해석한 곳 3)버팔로 스프링필드가 데뷔한 곳 4)제임스 테일러가 데뷔한 곳 5)이글스가 결성했고 새드 카페의 배경이 된 곳 6)재니스 조플린이 과음으로 죽게된 계기가 된 곳 7)톰웨이츠가 발굴된 곳 8)팀버클리와 밴모리슨 그리고 마일즈 데이비스의 역사적 레코딩 9)조니미첼,닐영,엘튼존,빌리조엘,메탈리카,펄잼의 LA데뷔

포크록과 미국적인 록이 시작된 곳이며, 미국 서부에서 록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장소라고 할 수 있다. 그 곳은 소박했다. 홍대 드럭에 비해 측면이 조금 넓은 정도, 2층에 좌석이 있는 정도. 전체적으로 깔끔한 사운드를 내주는 따뜻한 느낌의 목재 건물. 다소 늦은 8시에 문을 열었고 공연은 9시에 시작해서 11시 좀 넘어서 끝났다. 다양한 연령층이 있었고 Viper Room 등 최근 클럽에 비해 좋은 라인업이라 할 수는 없으나 전통이 가지는 힘으로 빅 네임과 주니어들이 공존하는 곳. 7시에 이곳을 찾았을 때, 8시에 꼭 오면 후회안할 거라고 한 흑인 아저씨는 공연 중간중간에 들어가서 무대 앞으로 다가갈 것과 수시로 독려했는데, 공간에 대한 자부심과 남다른 애정이 수시로 느껴졌다. 새로운 클럽을 가면 위험하지 않을지 걱정하곤 하지만 보통 라이브 클럽만큼 안전한 곳은 없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만나지만 그 속의 안락함과 느슨한 연대감 때문 아닐지? 

젊은, 다소 어린 로컬 밴드의 오프닝에 이어 Fierce Furnace의 쌍둥이 중 여성 뮤지션인 Eleanor Freidberger의 공연이 있었다. 패티 스미스의 카리스마와 달려주는 기타록과 상큼한 기타팝 그리고 샬롯 갱스부르같은 느낌이 공존하는 뮤지션. 흑인 드러머와 게이 베이스는 예상대로 단단한 사운드를 구축했지만, 이런 다양한 성향의 음악은 다양한 재미를 주었지만 반면에 쾌감을 극한으로 끌어가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