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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해적창고

Duran Duran-2008/4/17, 체조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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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음, 처음 들은 팝송? 소시적 방만함과 불복종을 온몸으로 실천했던 삐조리라는 친구가 빌려줬던, 그리고 마지막 곡 Justify my love에 죄책감을 느끼며 들었던 Madonna Immaculate 그리고 그 삐조리가 전국민의 메틀화를 유도하기 위해 빌려졌던-사실 그 친구가 드럽게 싫어했던-역시 악마의 음악이라해서 죄책감 느끼며 들었던 스키드로우 1집. 음...그리고 찾아듣게되고 처음 산 LP가 바로 듀란듀란이었다. 휘트니 휴스턴의 앤다이야가 너무 듣기 싫어 싱글차트 1위에서 끌어낼 선수가 필요했는데 그게 결국 듀란듀란일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알라딘 사운드 트랙이었다는. 결국, Rio시절 최전성기의 추억이 있을만큼 내가 늙으막은 아니란 얘기.


2)듀란듀란과 같은 팝필이 넘치는 상업적인 음악은 음악을 좋아하면 점점 멀리해야할 것 같아 어쩌면 멀어진지도 모르겠다. 한참이 지난 지금와서 다시 들어보면 듀란듀란은 80년대 뉴웨이브라는 트랜드로 폄하하기에는 너무나 창의적인 송메이킹 그리고 사운드 메이킹 능력을 지녔던 것 같다. 90년대의 성숙한, Wedding Album은 그야말로 성인이 들을 수 있는 Contemporary Rock의 전형이라 할만 하다. 한편, 뉴웨이브의 시대 가장 성공적이었던 그들의 80년대 사운드는 팝적인 리듬의 단순함을 가지고 있지만 그 사운드의 한 축에는 유치찬란과 화려함을 오고가는 프로그레시브한 신쓰 사운드가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좀 지나면 유치찬란함으로인해 좀 멀리하고 싶을 때도 있겠지만 정작 나중에 다시 들어보면 또 다시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이 정말 좋은 악곡의 힘이며 좋은 밴드의 조건이다. 화려한 신쓰가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것이 아닌 악곡의 그루브를 극대화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는 훌륭한 어레인지의 뒷받침이 있기 때문 아닐까? 마치 스티브 하우가 아바를 가리켜 프로그레시브 밴드라고 했던 것처럼. 지금와서 앨범을 리뷰하자면 80년대 초반의 전성기와 90년대 초반기인 재기 시점의 음악을 제외하고는 기복이 참 심한 밴드였다는 생각도 들지만 듀란듀란은 좋은 밴드이다.


3) 얼마전 Franz Ferdinand가 세번째 앨범은 'More Dance than Rock'이 될 것이라 했다. 요즘의 록음악 특히 영국 쪽 록음악의 대세는 록인지 댄스인지 구분이 안되는 댄서블. 과연 록앤롤의 진정성이라는 짐을 내려놓고 베이스만 들어도 충분히 춤을 추고 싶어지는 베이스에 화려하지만 무겁지 않은 신쓰 사운드. 지금의 댄서블한 록앤롤이 춤을 추기 좋은 리듬감에 충실하다면 듀란듀란은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할 수 있는 따라부를 수 있는 멜로디가 리듬을 타고 나는 그런 면에서 차이점이 있다. 아무튼, 지금의 트랜드에 듀란듀란은 절대적이다.


4) 자극의 시대였던 70년대의 성정체성이 남성적 마초와 소수자의 과격한 색채감으로 보다 매니아적으로 흘러갔다면, 듀란듀란의 등장은 남성적 색채가 약해지며 팬층의 연령대를 낮추는데 기여?를 했다. 마치 비틀즈가 록앤롤에서 흑인음악의 순도를 그리고 엘비스의 마초성을 낮추며 소녀팬의 맘을 잡았던 것처럼.


5) 옵와들이 왔다. 앞뒤로 움직이는 록앤롤의 무브먼트와 좌우로 틀어주는 댄스의 무브먼트를 기분에 따라 섞어주는 센스로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여전히 자극적이고 보컬의 미성은 살아있었지만 역시 미성의 보컬의 특성상 90분 쯤 달린 후 보컬에 피로감이 확연히 느껴졌다. 특히 기대했던 Ordinary World.


6) 적어도 나에겐 댄스 보단 록앤롤. 오는 동안 Shine a light 사운드트랙만 줄창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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