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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Caetano Veloso-20140919, Oakland Paramount theater



브라질의 밥딜런이라는 평가도 그리고 밥딜런이 미국의 카에타누 벨로주라는 평가 모두 일리가 있다. 수많은 뮤지션 중 70을 넘어내는 49번째 앨범이 이렇게 잘만들 수 있는 뮤지션은 미국에서 밥딜런 밖에 없다. 이건 정말 괴력의 창조력이라할만하다. 20대에 천재라 듣던 이들의 영감은 나이가 먹을수록 떨어지기 마련인데. 

또한 카에타누 벨로주가 비틀즈의 아트팝, 스톤즈의 로큰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싸이키델릭에 영향을 받아 보사노바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은 것만큼 밥딜런의 가사와 굳이 노래를 잘하는 척하면서 안불러된다는 것을 배웠을 것이다. 

미국 관객들은 늦었고 이 때문에 공연이 늦게 시작되었지만 그럼에도 공연장은 거장에 대한 경외심으로 가득찼다. 흑인 밀집지역인 오클랜드에서 백인 관객이 많은 것 역시 특이 사항. 그 경외심 때문에 앵콜 맨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스탠딩이 된건 다소 아쉽지만. 레파토리는 포크적인 곡과 록킹한 곡의 비중이 3:7 정도였고 편성 역시 전형적인 4인조 록밴드였다. 카에타누 벨로주의 4인조 편성은 굳이 쎄게 부르거나 강하게 연주하거나 감정을 과잉하거나 그렇지 않아도 충분히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장황하게 솔로를 늘여놓지 않아도 영감에 가득찬 연주로 사람들을 즐겁게할 수 있음을 보였다. 특히 기타리스트의 순발력과 실험성이 효과적이었다.

오늘 공연을 보면 벨로주는 록으로부터 브라질 음악에 새로운 출구를 제시한만큼 블루스와 컨추리의 황금조합으로 탄생한 로큰롤의 전형적인 공식이 아니더라도 록과 같은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했음을 확인했다. 비슷한 이유로 고란 브레고비치 역시.

카에타누 벨로주는 그냥 키작은 아재였다. 공연 전 혼자서 돌아다니는게 눈에 띄기도 했고. 총기어린 눈빛과 짧은 다리에 아저씨 몸매는 팔을 들어올릴 때마다  배꼽을 들어낼 정도로 아저씨 스타일이었지만 공연 사이사이에 보이는 장난기가 어쩌면 늙지 않는 그의 영감의 원천이 아닐까 싶었다. 함수의 레드라이트 댄스, 쌍권총, 엉덩이춤 그리고 셔츠를 풀었다 급하게 끝까지 단추를 잠구는 등 아이같은 장난기를 선보였다. 지적인 뮤지션의 상징과 같은 벨로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