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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최신

Rock Werchter 2008에서의 몇가지 경향 - Dance Werchter/Electronic Werchter

너 뭐냐?

Rock Werchter냐 Dance Werchter냐? 확실히 Rock Werchter라 하기에는 확실히 전체 라인업에서 록뮤지션이라고 규정할 뮤지션의 비중이 많지 않다. 대신 DJ가 주도하는 댄스 또는 일렉트로니카 뮤지션은 좀 과하게 많다. 2ManyDJs, Cool Kids, Digitialism, Gnarls Barkley, Hercules and Love Affair, Justice, Mark Ronson, Moby, Roisin Murphy, Shameboy, Soulwax, The Chemical Brothers, Underworld.

다른 록페스티벌에 비해 확실히 일렉트로니카 뮤지션의 비중이 많은 건 사실이나 한편으로는 최근의 경향이 이쪽임을 부인하기 힘들다. 히트 싱글과 그것들의 모임인 튜어와 음반에 주력하는 전통적인 형태의 록 뮤지션보다 파티의 흥을 돋구는 그리고 공연장을 클럽의 흥겨움으로 이끌 뮤지션들이 요즘 부쩍 눈에 띈다. 죽여주는 기타사운드의 록밴드 대신 같이 춤추기 좋은 비트의 밴드들이 요즘은 뜬다. 록 밴드들의 라인업 구성처럼 세대별 배려를 했는데 언더월드, 모비, 케미컬 브라더스와 같은 일렉트로니카가 음지에서 메인스트림으로 본격적으로 상륙할 당시 군응할거했던 대형 뮤지션들과 더불어 Justice, Digitalism, Soulwax등 최근 가장 뜨거운 뮤지션들이 사이 좋게 배치되어 있다. 이건 이미 작년에 충분히 예견되었다. 수많은 최정상급의 록'밴드'들이 나왔지만 정작 얌전한 벨기에를 미치도록 열광시킨 것은 일렉트로니카 및 힙합, 댄스와의 하이브리드인 Beastie Boys와 LCD Soundsystem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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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킹하기 또는 롤링하기와 댄서블.

록앤롤을 즐길 때 노는 방식은 머리를 앞뒤로 힘껏흔드는 헤드뱅잉하기, 주위사람과 부딪히는 슬램하기, 그리고 아래위로 뛰기. 몸의 과격한 접촉과 상하의 움직임에 따른 위치에너지적인 충격을 동반한다. 반면, 댄스 플로어의 움직임은 충격보다는 whispering에 가깝다. 이는 사운드의 볼륨이나 과격함과는 또 다르다. 반면 일렉트로니카가 팝차트에서 고전했던 몇가지 이유, 스테이지의 영웅적인 스타플레이어의 존재감이나 라디오에서 설득력 있는 싱글의 존재는 최근 10년간 꾸준히 보완되어 왔다. 또한 사운드에 있어서도 Basement Jaxx나 LCD Soundsystem과 같이 밴드적인 편성으로 밴드의 질감으로 양쪽의 팬 모두에게 지지를 받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다. 이런 변화하는 일렉트로니카의 위상의 변화로 인해 지하의 클럽씬에서 한여름 광활한 페스티발 스테이지의 중심에 서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으며 이는 어류가 양서류로 진화해 육지로 상륙하는 진화의 과정과 유사하다.


일렉트릭과 일레트로닉,

번역하자면 전기적인과 전자적인의 차이. 기본적으로 전기와 전자의 차이는 그것을 에너지로 보느냐 신호로 보느냐의 차이에서 시작한다. 오케스트라와 같은 섬세하고 다채로운 감정을 낼 수 있지만 소리가 작아 주변부의 악기였던 기타를 척베리와 비틀즈, 지미헨드릭스는 전기적 증폭을 통해 악기의 제왕으로 만들었다. 한편으로는 지미 헨드릭스는 기타를 통해 소리라는 신호의 변형으로 새로운 충격을 주었기에 그건 전자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크라프트베르크 이전의 대부분의 록 /팝 뮤지션들에게 기타라는 악기는 전기적인 악기에 가까웠다. 신호의 아날로그적인 왜곡이 주는 충격과 필링은 오케스트라가 주는 웅장함과 재즈의 시대 브라스가 주는 거친 숨소리를 내면서도 비교불가능한 특유한 질감과 에너지가 있다.

walrus군과 같이 전자음악에 다소간의 거부감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에게 소리의 전자적 변형은 불편함과 유치함을 느끼게 했다. 정말 클래식이었던 크라프트베르크처럼 유치함으로 정면돌파할 때 그 유치함과 불편함 최소화되며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바이올린의 소리를 좋아하는 이들 중 많은 이들이 록기타의 거친 숨결을 견디지 못하는 것처럼 전기적 사운드에 기반한 록사운드에 익숙한 이들이 오락실 소음처럼 들리는 전자적 사운드의 변화에 느끼는 불편함은 생각보다 클 수 있다. 반면, 열혈 록매니아들이 주장하는 사운드의 '내추럴함'에 대한 환상은 마이크라는 증폭장치의 발명 이후 일찌감치 붕괴된 것이 사실이다. 또한, 디지털이라는 날개는 전자적 사운드의 변형과 창조에 날개를 달려주었고 이제 이를 통한 수많은 가능성은 왠만한 뮤지션은 무시하기 힘들게된 것이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대중음악은 '변화'와 '새로움' 그리고 '전통'과 '익숙함'사이의 대화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당장의 대중은 익숙함을 선호하지만 그 대중에게 종속된다면 결국 음악과 음악시장은 정체되게 된다. 음악의 가장 중요한 축 중 하나인 소리의 '질감' 역시 변화해야만 살아남는다. 어쩌면 많은 전자음악적인 시도들은 필연적이다.
어떤 뮤지션이 대중음악사의 한페이지에 기록될려면 그 과정에서 자기만의 위치와 개성을 남겨야 한다. Underworld가 약냄새를 Digitalism은 Daft Punk의 대를 이어 Rocking함을 Chemical Brothers는 거대한 비디오쑈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킨다.

댄스 플로어와 페스티발 스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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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의 환경은 실제로 음악을 감상하고 즐기는 이들에게 실제로 많은 영향을 끼친다. 소리의 질적 문제도 그렇지만 공연은 단순히 청각적 경험이 아닌 시청각적 경험이기에 더욱 그렇다. 조명과 무대 장치는 그것 자체로도 드라마틱한 감동을 주지만 음악이 주는 격정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오픈된 스테이지의 밝고 산만함은 클럽에서 환각적인 조명을 그대로 쓸 수 없다. 또한 Djing의 제한된 동작은 무대위를 사방으로 휘젔고 다니는 프런트맨의 존재감과는 크게 다르다. 이런 제약은 상륙할 양서류의 지느러미가 남아있는 것 같은 제약이 될 수 있다. 그러기에 확실히 낯시간데에 등장하는 일렉트로니카 뮤지션들은 Werchter의 Pyramid Stage와 같이 천막안에서 어둠의 자식으로 남기를 원한다. 하지만, 칠흙같은 밤이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작년 Pentaport에서 확인했겠지만-walrus군은 두번봤지만(철수형님처럼, 헤헤)-Chemical Brothers나 Fat Boy Slim은 그런면에서 독보적이다. 굳이 마초적 영웅이 되지 않더라도 그들의 상상력 속에 있는 오디오'비주얼'적 체험을 수만명이 공유하는 순간은 어떤 록밴드보다 매력적이다. 특히 mtv와 youtube를 거친 영상세대에게는. 가끔은 음악 페스티벌에서도 비주얼이 오디오의 위상을 넘을 때가 있는데, 록밴드적 사운드보다는 훨씬 다양한 질감의 일렉트로니카는 전세계의 비주얼리스트들에게는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하며 이들의 합종연횡은 록앤롤 공룡들을 조금씩 밀어내려고 하고 있다. (walrus가 정말 자주 쓰는 비유지만)레오파드에서 버트 랭카스터가 읊조렸듯이 지난 시대의 레오파드들은 하이에나들에게 자신의 자리를 조금 내주며 여전히 세상은 바뀌지 않음을 증명할지는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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