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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작

조 스트러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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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괜찮은, 하지만 딱 두번 밖에 발간되지 않았던 계간지인 Musical Box에는 조스트러머의 공연을 취재한 기사가 나온다. 취재진은 공연이 끝난 후 그 위대한 조 스트러머와 격의없이 대화를 나누고 어깨동무하고 사진 찍을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 감격을 금치 못하였다. 거리의 부랑자를 포함하여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떨쳐내지 못하고 오히려 그들과의 소통으로부터 삶의 에너지를 얻은 다큐멘타리 속 이야기가 절대 과장이 아님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영화의 마지막 대사는 정말 감동적이다. 영화의 부재이기도 한 '미래는 쓰여지지 않았다'. 조 스트러머는 철저하게 이 원칙에 따라 살아왔다. 클래시가 펑크의 흐름을 섹스 피스톨즈와 함께 이끌 수 있었던 것도 클래시에 의해 펑크가 더 오래가고 더 다양해지며 더 거대해질 수 있었던 것도 클래시 이후 10여년의 은둔기간 이후 새로운 음악으로 나름의 음악적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다양함과 만나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 스트러머는 전략가이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과 가까워졌지만 성공적인 밴드를 유지하기 위해 밴드와 자신을 통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음악을 대하는 태도만큼이나 세상을 보는 시선은 시네아스트 이상으로 따뜻하지만 저널리스트만큼이나 날카로웠고 그의 가사 속에는 무작정 뿜어내는 분노가 아닌 그만의 가치와 지향성이 투영되어 있었다. 글레스톤베리에서 히피를 내쫓은 주최측을 비난하며 감시 카메라를 보이는대로 부수는 조 스트러머의 모습은 그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사실, 마약도 안하는 그가 미쳐서 그짓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상업화되는 글래스톤베리에 두고두고 회자될 이벤트를 만들어 경종을 울리고자한 전략적 행동이었을 것이다. '보노'는 이런 전략적 지향성을 높게 평가하나 조 스트러머에게 더 높게 평가될 부분은 그런 전략적 지향성을 지니면서도 뜨거운 피와 요동치는 심장의 역동성을 잃지 않았다는 점이다. 많은 정치적인 뮤지션들이 '승산'과 다수의 여론에만 비겁하게 움직일 때 조 스트러머는 사회적 약자를 잊지 않았고 그의 행동 속에는 항상 '정당함'이 고려되었다. 클래시의 다른 멤버가 록앤롤 명예의 전당 기념공연을 생각할 때 조 스트러머가 실행한 재결합 공연은 바로 여론에 밀리던 소방관 파업을 지지하는 공연을 한 것이었다.


그의 삶은 죽을때까지 감동적이었다. 그를 사랑하는 사람이 캠프파이어를 통해 조 스트러머의 캠프파이어 모임을 재현했듯이, 그는 죽기 직전에도 캠프파이어를 통한 자신의 궁극을 나타낸 그림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선물하였다. 늙기전에 죽기보다 죽기전에 늙지 않는 것이 훨씬 어렵다. 그것을 실천했던 정말 몇 안되는 뮤지션이 바로 조 스트러머였다.


조 스트러머(Joe Strummer: The Future Is Unwritten, Island/UK, 2007, 123min)

감독: 줄리언 템플

출연: 조 스트러머, 믹 존스, 보노, 스티브 부세미, 존 쿠삭, 조니 뎁, 피터 커싱, 안소니 키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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