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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고전

Blind Lemon Jefferson

Blind Lemon Jefferson(1893~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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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미국 흑인 뮤지션 중에는 유달리 시각장애인이 많다. 거칠고 힘든 그들의 삶을 그것 자체로 반영하는 것이고, 또한 지금보다 훨씬 노동환경이 열약했던 그맘때쯤에 시각장애인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몇안되는 방법 중 하나가 기타와 하프를 들고 노래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일찍 죽는 경우도 참 많았다. 맞아 죽고 얼어 죽고...

 

Blind Lemon Jefferson은 녹음 자체가 흔하지 않았던 20년대 후반 몇일 사이에 백 곡 가까이를 녹음했다. 남자 보컬의 경우 더더욱이 드문 경우며 델타 지역과 구분되는 텍사스 블루스의 첫걸음이라는 측면에서 그가 점하는 위치는 정말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블루스의 형식이 완전히 안다듬어져있고 음악보다는 소음이 더 크게 들리는 기록일 뿐이며 지금의 우리가 듣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음악일 수 있지만.

 

무엇보다 일단은 블루스로 끝나는 제목과 가사가 흥미롭다. 실제로 블루스가 구전적인 이야기의 성격이 강할 당시의 특성이 아닐지. 농장 지역의 특성상, 동물에 관한 노래가 많다. Rabbit Foot Blues, Black Horse Blues, Tha Black Snake Moan, Chinch Bug Blues. 시각장애인이면 더더욱이 동물의 모양새와 움직임이 궁금하지 않았을까? 또한 Beggin' Back, Bad Luck Blues, Broke and Hungry, Electric Chair Blues, Prison Cell Blues등을 보면 그들의 험한 일상이 노골적으로 들어난다. 과연 기막히지 않는가, 전기의자 블루스. 하지만, 험한 일상에 좌절하기보다는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낙관적인 면도 보인다. Change My Luck Blues가 그렇고 Bad Luck Blues마저도.